​삼성그룹 인사전문가 "첫 직장, 첫 직무가 인생을 결정하지 않는다"

2015-05-13 20:00
- 부산경남 지역 대학생 진로고민 타파
- 반도체 엔지니어 등 삼성 임직원 강연

삼성경제연구소 류지성 위원[삼성 제공]


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삼성의 리더십·조직문화 전문가인 삼성경제연구소 류지성 연구전문위원이 첫 직장 선택에 부담감과 두려움을 갖고 있는 대학생들에게 "첫 직장, 첫 직무가 인생을 결정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류 위원은 13일 부경대학교에서 열린 '삼성캠퍼스톡 業&UP(이하 삼성캠퍼스톡)' 강연을 통해 부산/경남 지역 대학생 1000여명에게 이 같이 말했다. 그에 따르면 취업 후에도 진로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면 더 나은 기회를 찾을 수 있다.

다만 그는 "한번 시작한 일은 적어도 3년 이상 익히며 마스터하라"고 강조했다.

이날 류 위원은 대학생들에게 물리 용어인 ‘벡터’에 비유하여 진로 설정 방법을 제시했다. 그는 어떤 진로로 가야 할지를 뜻하는 ‘방향’과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는 ‘역량’(힘의 크기)을 함께 가져야 한다고 했다. 또 “토익이나 스펙에 매달리면서도 자신의 진로 방향을 정하지 않는 것은 방향키가 고장 나 제자리를 맴도는 자동차와 같다”고 지적했다.

류지성 위원은 전공 속에서 진로를 찾기 어렵다면 시야를 확장하라고 조언했다. 모든 것이 연결된 융복합의 시대에는 다른 분야에서도 진로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정무경 수석[삼성 제공]


다음 강연자로 나선 20년차 베테랑인 삼성전자 정무경 수석은 AP(Application Processor)칩을 만드는 자신의 직무를 소개했다. 갤럭시S6의 AP칩 설계에 참여한 그는 매일 수천 번의 시행착오를 거치며 기존 모델보다 더 작고, 더 빠르며, 더 많은 기능을 담고 발열은 최소화 한 차세대 칩을 구현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 수석은 설계, 공정, 제조의 반도체 3대 실무를 모두 거친 20년 차 베테랑 엔지니어로서 각 분야를 알기 쉽게 정의하여 참가 대학생들의 궁금증을 해소했다.

정 수석은 △설계 업무는 수천만 가지 경우의 수를 모두 고려해 대응 동작을 준비하는 프로그래밍 업무를, △공정은 설계에서 구현한 소프트웨어를 미세한 칩 속에 집어넣는 정교한 작업을, △제조는 제품을 가공하며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사전 방지하는 업무라고 소개했다.

정 수석은 세 업무를 관통하는 핵심 역량으로 ‘한 가지 문제에 여러 가지 답을 찾는 일문다답(一問多答)’의 마인드를 꼽았다. 이에 “다각도로 생각하는 ‘소프트웨어적 사고’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기 권승대 책임[삼성 제공]


세번째 강연자로 나선 삼성전기 권승대 책임은 100-1=0’이라는 이색 공식을 소개했다. 권 책임은 품질 관련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개선과 혁신을 유도하는 품질보증 엔지니어다. 권 책임은 이번 삼성캠퍼스톡이 열린 부경대 출신으로 초∙중∙고∙대학을 모두 부산에서 다녔다.

그는 한 부분이라도 품질에 이상이 있으면 그 제품의 가치는 제로(0)와 같다고 강조했다. 또 품질보증 엔지니어는 제품 개발 시점부터 출하까지 전 과정에 참여하여 부서간 이견을 조율하고 고객사의 개선 의견을 전달 한다고 했다. 권승대 책임은 자신의 직무를 제품 출시를 위한 업무 전반에서 조화로운 소통을 유도하는 ‘컨덕터”로 정의했다.

권 책임은 자신의 대학 시절에 대해 “다양한 경험을 위해 자투리 시간도 알차게 보냈다”고 했다. 그는 전공공부, 어학공부, 대외활동, 취미생활을 ‘5:2:2:1’의 비율로 관리한 ‘대학생활 시간 활용법’을 소개했다.

한편 이날 명사 강연자로 여러가지문제연구소의 김정운 소장이 ‘창조적 인재의 조건’을 주제로 강연했고, 가수 박정현이 공연했다.

다음 삼성캠퍼스톡은 오는 20일 조선대학교 해오름관에서 광주/전남 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