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은아의 Artistic Developer 트렌드뷰]자연을 닮은 하우징

2015-05-11 13:37
아트디렉터의 감각으로 느끼는 부동산 전망
디벨로퍼의 눈으로 깨우치는 부동산 동향

[아티스틱 디벨로퍼 장은아 원더피엠 대표]


최근 힐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힐링캠프', '힐러' 등의 방송 프로그램 주제와 제목이 사회 전반에서 인기를 끄는 것만으로도 요즘 우리에게 '힐링'이 절실한 시대임을 알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힐링을 위해 산과 들, 바다가 있는 자연 속에서 휴식을 취하며 마음의 안정을 찾고자 한다. 산과 들로 떠나지 않고 일상생활 속에서 현대인의 마음이나 몸을 치유할 수 있는 힐링할 수 있는 공간은 없는 걸까? 마음에 난 상처(스트레스, 우울증, 폐소공포, 미움, 자괴감)를 해소 할 수 있는 공간의 필요성을 느끼며, 자연을 닮은 건축물과 건축 환경을 통해 인간을 치유하고 자연으로 돌아가고자 했던 오스트리아의 건축가 '훈데르트 바서'를 재조명하고 그의 사상과 정신을 되돌아 보고자 한다.

훈데르트바서(Hundertwasser)에 대해 인물검색정보에서는 '건축가, 화가. 출생-사망1928년 12월 15일 (오스트리아) - 2000년 2월 19일'이라고 간단하게 나올 정도로 우리나라에서는 그리 주목받는 건축가는 아니다. 건축가 라기 보다 우리에게는 화가로서 잘 알려지기도 한 그는 실제로 그림을 통해 자연주의 건축을 드로잉 했고, 그림 같은 집을 건축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본명은 프리드리히 스토바서(Friedrich Stowasser)로 1928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났으며, 프리덴슈라이히 훈데르트바서(Friedensreich Regentag Dunkelbunt Hundertwasser)라는 이름으로는 스스로 개명했는데 '평화롭고 풍요로운 곳에 흐르는 백 개의 강'이라는 뜻으로 그의 삶과 예술에 흐르는 정신을 반영하고 있다. 훈데르트 바서는 초기에는 미술아카데미를 통해 자신만의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만들어 나갔으며, 회화에서는 '색채의 마술사'라 불리며 색채와 새로운 재료를 제시하는 데 미술계에 영향을 주었다.

1983년 빈의 시의회가 의뢰한 공공주택 리모델링 작업에 참여함으로서, 훈데르트 바서는 건축가로서 활동영역을 넓혀 갔으며 '건축은 네모다'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탄생한 '훈데르트바서 하우스'를 통해 "직선이 없는 자연의 모습 그대로, 인간은 자연과 이 땅의 모든 생명체와 더불어 자연스럽게 살아가야 한다"라는 신념을 실천했다. 오늘날에는 그의 업적을 '도시의 메마를 건축들에 생명을 불어넣어 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공간으로 탈바꿈 시켰다'라는 평가와 함께 그를 재조명하고 있다.

훈데르트바서의 철학을 공부하다 보면 오늘날 어설프게 논의되고 있는 생태주의적 관점과 자연주의의 모방이 그의 자연주의와는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첫 번째, 자연주의적인 재료와 색상을 사용했는데, 친환경재료를 주재료로서 흙과 벽돌, 화강암, 목탄을 주 재료로 자연주의와 생태주의 건축을 완성하고자 했다. 두 번째, 직선은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자연을 닮은 곡선만을 모든 건축물에 사용함으로써, 자연과의 조화를 중시했다. 세 번째, 인간은 결국 자연으로 환원돼야 하며, 자연과의 경계를 두지 않는다는 철학에 따라 대지의 경계가 없고 지붕위에 흙을 덮거나 대지의 아래 건축을 만드는 시도를 하였다. 네 번째, '나선의 형태'를 건축에 반복적으로 사용하면서 이것은 생명과 죽음의 상징으로, 식물의 성장법칙에 순응하는 모습처럼 인간을 자연의 일부에 순응하고자 했다.

다섯 번째, 일반적으로 집에 대해 벽으로 이뤄져 있다고 말하는 것과 달리, 집이란 창문들로 이루어 졌다고 말한다. 서로 다른 집들이 거리에 서로 서 있을 때, 모두 다른 창문의 타입들, 즉 인종들을 이루고 있다며 차별 없는 인종의 권리까지 자연주의로 표현하고 있는 것처럼, 그의 자연주의에 대한 실천은 우리가 이야기하는 자연의 소재로부터의 착안만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순응하면서 인간이 치료될 수 있다는 개념을 실천했다. 그래서 훈데르트 바서는 화가, 건축가, 건축치료사 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훈데르트바서를 재조명하며 추가적으로 언급하고 싶은 부분은 그의 업적을 실천할 수 있었던 기틀은 기존의 방식만을 고집하지 않고 삶의 질에 대해 다각도로 고민하는 정부와 시민들의 선진문화 수준의 결과라는 점을 말하고 싶다.

아마도 국가의 문화수준이 뒷받침하지 않았더라면 훈데르트 바서는 화가로서만 활동영역을 펼쳤을 것이며, 그의 창의적인 작품은 그림을 통해서만 남겨졌을 뿐, 불멸의 그의 건축물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혼자 꿈꾸면 그건 하나의 꿈일 뿐이지만, 모두가 함께 꿈을 꾸면 이루어진다"라고 말했던 훈데르트바서말이 새삼 떠오른다.

훈데르트바서 하우스 (Hundertwasser Haus) : 직선이 없는 그림 같은 주택 [사진=장은아 원더피엠 대표]


아티스틱 디벨로퍼 장은아 원더피엠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