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가계, 흔들리는 가정](4-3) 천정부지로 치솟는 분양가에 '내 집 마련' 꿈 요원
2015-05-10 15:50
아주경제 김종호 기자 = #서울 마포구 방화동의 한 아파트에 전세로 거주하는 박모(39)씨는 최근 계약 만료를 앞두고 껑충 뛴 전세금에 부담을 느껴 이참에 집을 마련하기로 했다. 그는 서울 외각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여러 곳의 모델하우스를 방문했지만, 엄두조차 나지 않는 높은 분양가에 청약 통장을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왔다. 결국 그는 집주인에게 전세금 4000만원을 올려주고 다시 세입자로 남는 결정을 내려야만 했다.
끝을 모르고 이어지는 전세난에 1%대 초저금리 대출을 받아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수요자들이 크게 늘었지만, 신규 분양을 통해 집을 구매하는 일은 사회 초년생을 비롯, 30대 신혼부부 등에게는 그저 꿈과 같은 이야기다. 고공 상승 중인 전셋값만큼 분양가 역시 이들이 따라 잡을 수 없을 정도로 올랐기 때문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2019만7000원으로 전년(1800만9000원) 대비 12.1% 상승했다.
지난 4월에는 민간택지지구의 분양가 상한제가 사실상 폐지되면서 4월 한 달간 전국 신규 아파트 평균 분양가가 3.3㎡당 955만원으로 전월(945만원)과 비교해 1.1%(10만원) 상승하기도 했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를 앞두고 한국주택협회가 66개 회원사들에 “과도한 분양가 책정이 현실화될 경우 매매가격 상승을 야기하고 이는 부정적 여론을 형성, 또 다른 가격 규제를 불러올 것”이라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보냈지만, 분양가 인상을 막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