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광효 기자=성완종 리스트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이 8일 홍준표 경남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성완종 전 회장으로부터 1억원을 받은 의혹을 조사하고 있는 가운데 홍준표 경남지사는 이르면 다음 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홍준표 경남지사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검찰은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충분히 확보했다고 보고 이르면 다음 주 홍준표 지사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홍준표 경남지사는 옛 한나라당 대표 최고위원 경선에 나섰던 지난 2011년 6월 성완종 전 회장 측으로부터 현금 뭉치 1억원 어치를 받아 회계처리를 하지 않고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홍준표 경남지사 측 캠프에 있었던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은 성완종 전 회장의 지시에 따라 뭉칫돈이 담긴 쇼핑백을 국회의원 회관에서 홍준표 경남지사 보좌진을 통해 전달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홍준표 경남지사는 성완종 전 회장이 남긴 메모(성완종 리스트)에 등장하는 인사 8명 중 최초의 사법처리 대상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 특별수사팀은 이날 오전부터 서울고검 1208호에 마련한 조사실에서 홍준표 지사를 상대로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조사는 손영배 부장검사와 평검사 1명이 맡았다.

이날 검찰 조사에서 홍준표 경남지사는 혐의사실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돈뿐 아니라 쇼핑백도 본 적이 없고 윤 전 부사장의 일방적 진술 외에는 이렇다 할 증거도 없는 게 아니냐”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특별수사팀은 당시 홍준표 경남지사가 보좌진과 함께 의원회관에 있었고 윤 전 부사장과 만나기로 돼 있었던 점 등을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물증을 제시하며 홍준표 지사를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물증엔 국회 출입기록과 홍준표 경남지사 차량의 운행일지 등이 포함됐다.

또한 보통 당 대표 후보 경선비용이 최소 수억원 지출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홍준표 경남지사는 1억1178만원만 중앙선관위에 신고한 내역도 홍준표 경남지사가 회계처리하지 않은 자금을 경선에 쓴 의혹을 뒷받침하는 정황 증거로 제시됐다.

이날 검찰은 홍준표 지사의 뜻에 따라 주변 인물들이 핵심 증인인 윤 전 부사장을 회유한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김해수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과 홍준표 지사 측근들이 윤 전 부사장에게 전화해 “보좌진에게 돈을 건넨 것으로 진술하면 안 되겠느냐”고 부탁했다는 의혹에 대해 홍준표 지사는 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