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총선 보수당 승리 '브렉시트' 수면 위로…韓경제에 '불안요소'
2015-05-08 17:10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영국 총선 출구조사 결과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를 공약으로 내건 보수당의 재집권이 확실시되면서 금융시장 내 불안감이 증폭할 것으로 보인다.
BBC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총선 결과 보수당과 자유민주당의 연립정부가 과반수 의석을 확보해 정권 연장에 성공할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가 현실화되면 한국 자본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EU 자유무역협정(FTA)에서 영국이 빠지게 되므로 영국과 별도로 FTA를 추진할 수도 있다.
출구조사 결과대로라면 브렉시트가 사회적 의제로 급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3년 안에 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를 시행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브렉시트는 영국에도 적지 않은 손실을 유발한다. 거대한 자유무역 시장을 포기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EU 27개국(영국 제외 시)의 국내총생산(GDP)은 미국 GDP의 90% 수준이다. EU가 영국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수출 45.5%, 수입 53%로 높은 편이다.
유럽 국가들도 EU 내 2위 경제국인 영국의 이탈을 달가워할 상황은 아니다. 브렉시트가 발생하면 영국의 EU 지원 금액만큼 다른 회원국들이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영국의 EU 탈퇴는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과 FTA 협상을 새로 맺어야 하는 것도 고려할 요소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김준엽 연구원은 “한국이 EU와 FTA를 맺은 상황이기 때문에 브렉시트 영향은 단기간에 그칠 전망”이라며 “다만 영국과는 FTA 협상을 새로 진행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지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영국이 EU에서 떨어져 나가면 FTA 혜택을 볼 수 없어 한국의 대(對)영국 무역 관련 비용이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영국의 대(對)한국 수출과 수입액은 각각 55억7500만파운드(9조4000억원·13위), 31억8500만파운드(5조3000억원·23위)로 집계됐다.
반면 한국 증시는 혜택을 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재정긴축에 찬성하는 보수당이 정권을 잡게 되면 영국중앙은행의 완화정책을 유지할 것이고 이는 영국 자금이 한국 증시로 흘러들 가능성을 높인다. 영국 투자자들은 지난해 8월부터 7개월 연속 순매도세를 이어가다가 3월 순매수세(4131억원)로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