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총선 출구조사, 여론조사와 딴판…'보수당 완승' 배경은
2015-05-08 15:42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7일(현지시간) 치러진 영국 총선에서 보수당이 ‘살얼음 승부’ 예상을 뒤집고 완승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BBC 등 방송사들이 투표 마감 직후 발표한 출구 조사 결과에 따르면 보수당은 316석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와 제1당으로서의 입지가 확실해졌다. 보수당과 손잡고 연립정부를 구성했던 자유민주당은 10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됐다. 출구조사 결과대로라면 57석이던 자민당은 이번 총선에서 47석을 잃는 셈이다. 노동당은 239석으로 제2당에 머물 전망이다.
사전 여론조사에서 보수당과 노동당은 각각 33~34%의 비슷한 지지율을 보였다. 선거 전 보수당 의석수를 290석(과반 325석) 넘게 예상한 여론조사 결과는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헝 의회(hung parliament·과반수 의석을 차지하는 정당이 없는 의회)’ 가능성도 점쳤다. 관심의 초점은 제1당과 누가 연립정부를 구성하느냐에 모였다.
스코틀랜드의 변심도 승리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출구조사 결과 노동당 텃밭이던 스코틀랜드 지역 59개 의석 중 1석을 제외한 58석을 스코틀랜드독립당(SNP)이 휩쓸었다. 스코틀랜드 분리 독립을 타고 SNP에 몰표를 던진 것으로 분석된다. 비록 지난해 시행된 주민투표가 부결로 끝나 독립이 좌절되기는 했지만 분리 독립을 지지하는 주민의 정서가 여전하다. SNP가 그동안 거뒀던 최고 성적은 1974년 총선에서 얻은 11석이다. 프랑스 일간지 르피가로는 SNP의 결과에 대해 “영국에서 민족주의가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근본적인 요인으로는 경제 악화로 유럽 전반에 퍼진 우경화 현상이 거론된다. 영국 국민 다수가 경제 문제를 다루는 데는 노동당보다 보수당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최근 유럽에서는 높은 실업률 등 거듭된 경제 침체와 이민자 급증 문제가 불거지면서 ‘반(反)유럽연합(EU), 반(反)이민’ 정서가 확산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EU 탈퇴(브렉시트·Brexit) 국민투표 시행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총선에 대해 “노동당이 승리하면 경제가 위험에 빠지고 보수당이 승리하면 유럽이 위험에 빠질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