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동시' 논란에 진중권 "아이가 조숙한 듯…그림형제의 세계감정이랄까"

2015-05-09 00:02

[사진=솔로강아지 & 진중권 트위터 캡처]


아주경제 전기연 기자 = '잔혹동시' 논란이 아직도 뜨거운 가운데,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지난 5일 진중권은 자신의 트위터에 "'솔로강아지' 방금 읽어봤는데, 딱 그 시 한 편 끄집어내어 과도하게 난리를 치는 듯. 읽어 보니 꼬마의 시 세계가 매우 독특합니다. 우리가 아는 그런 뻔한 동시가 아니에요" "'어린이는 천사 같은 마음을 갖고 있다'고 믿는 어른이들의 심성에는 그 시가 심하게 거슬릴 겁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 시집에서 그 시만 뺀다면, 수록된 나머지 시들은 내용이나 형식의 측면에서 매우 독특하여 널리 권할 만합니다"라며 논란이 되는 이유에 대해 비난했다. 

진중권은 이 시를 지은 10살 초등학생에 대해 "근데 아이가 너무 조숙한 듯. 그림 형제의 언캐니한 동화 + 카프카스러운 세계감정이랄까"라며 놀라워했다.

7일에는 "시 읽고 잔혹해졌다는 얘기는 못 들었습니다. 애들은 동시 하나 읽고 잔혹해지는 게 아니라, 그 동시 쓴 아이에게 인터넷 이지메를 가하는 애미/애비의 모습에서 잔혹성을 배우는 겁니다" "그리고 이게 뭐 교과서에 실리는 것도 아니고… 애들한테 '시집' 같은 거 사서 권해 줄 만큼 쿨한 부모들이 아니라면 애당초 해당 사항 없을 것 같기도 하고"라는 글로 오히려 어른들의 행동을 꼬집었다.

한편, 잔혹동시 논란에 출판사가 동시집 폐기를 결정하자 해당 초등학생 아버지는 "이 시는 초등학생이 한국 현실 사회에서 정말, 학원에 가는 것에 대한 문제점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시는 시일뿐, 절대 패륜아가 아니다. 아이가 자랑스럽고 계속 응원해나갈 것"이라며 회수·폐기 금지 가처분 신청을 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