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이통사 ‘꼴찌들의 반란’... LG유플러스·​T모바일 맹추격

2015-05-06 15:39


아주경제 한준호·박정수 기자 = 한국 이동통신 만년 3위 업체 LG유플러스와 미국 이동통신 4위 T모바일이 '꼴찌들의 반란'을 일으키고 있다. 국내 이통3사의 1분기 실적 발표가 모두 끝나면서 LG유플러스의 성장세가 두각을 나타낸 가운데, 미국 이통4사에서 뒷전으로 밀렸던 T모바일이 3위 스프린트를 추월할 기세를 보이고 있다.  

◆'집토끼' 지키는 SK텔레콤과 KT, '산토끼' 쫓는 LG유플러스
국내 이동통신 시장의 1분기 승자는 LG유플러스라는 데 업계가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우선 실적 발표를 통해 LG유플러스는 유·무선 고른 성장을 기반으로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였다.

이에 반해 SK텔레콤은 이통 3사 가운데 유일하게 마케팅 비용 증가를 떠안으며 컨센서스 대비 20% 이상 밑돈 실적을 내놓아 부진함을 보였다. KT는 시장 안정화, 인건비 감소 등의 요인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며 실적 턴어라운드를 통해 기초체력을 다졌다는 평가지만 본연사업인 유무선통신사업에서 반등에 성공하기까지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특히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 후 통신시장의 경쟁 형태가 가입자 ‘뺏어오기’에서 가입자 ‘지키기’로 변화가 일어나면서 LG유플러스만 자사 가입자 증가세를 보이며 가입자 유치 경쟁력이 돋보였다. 이를 입증하듯 번호이동 시장에서 현재 LG유플러스만 지난해 11월 이후 6개월째 가입자 순증을 기록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LG유플러스의 선방이 올 한 해 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향후 통신시장의 수익성을 결정하는 데 있어 롱텀에볼루션(LTE) 보급률 추가 확대 여부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서다. LTE 선도업자인 LG유플러스의 영향력 있는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LG유플러스는 LTE 주파수 대역폭이 80MHz로서 SK텔레콤이나 KT의 75MHz 대비 여유 있는 주파수를 보유하고 있으며, 가입자 수도 경쟁사 대비 적어 LTE 트래픽이 충분하다는 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정승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LG유플러스는 LTE 비디오 요금제 출시 등 멀티미디어에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무제한 요금제 내에서도 부가 혜택 차별화를 통해 데이터 트래픽 급증 추세에 대한 적응도가 높다"고 평가했다.

◆ 미국 이통4사... 3-4위 순위 바뀌나 ‘T모바일’약진
미국 이동통신 3위 업체 스프린트는 5일(현지시간) 2015년 1분기(1~3월) 실적발표에서 3월말 현재 가입 건수가 5710만 건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7만 건 증가한 수치로 그 동안 우려됐던 가입건수 급감에 어느 정도 제동이 걸린 모양새다.

스프린트는 지난해 이용자들로부터 “잘 연결되지 않는다”는 시각이 커지면서 계약 해지가 속출, 업계 4위로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서 제기돼 왔다.

스프린트는 이번 분기에 3위를 사수했지만, 4위 업체 T모바일이 3월말 현재 가입 건수가 5680만 건을 기록하면서 턱 밑까지 치고 올라온 것으로 나타났다. T모바일은 1분기 실적발표에서 마케팅 비용 증가로 63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으나, 가입 건수는 110만 건 증가해 5680만 건을 기록했다. 이는 1위 버라이즌의 가입 증가 건수 56만 건과 2위 업체 AT&T의 44만 건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T모바일은 적극적인 할인 공세를 펼치면서 버라이즌과 AT&T의 가입자를 뺐어오고 있다. T모바일은 타 통신사 계약자의 중도 해지 비용을 대납하는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T모바일은 1년 전부터 가격파괴노선을 내세우면서 1, 2위 업체 이탈 고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해왔다. 가입자 수증가에 따라 지난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 이상 증가했으며, 3위 스프린트와 벌어졌던 가입 건수 826만 건을 30만 건 까지 줄이면서 올해 안에 3위와 4위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