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하나의 중국'은 불변의 양안관계 정책기초

2015-05-05 14:47

지난 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최된 국공정상회담.[사진=중국신문사]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92컨센서스(92공식·九二共識)'와 '대만독립 반대' 등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정책의 기초를 다시한번 강조했다. 또한 시 주석은 대만의 아시아인프라개발은행(AIIB) 가입을 적극적으로 환영한다고 밝혀 조만간 대만의 AIIB 가입이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는 4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주리룬(朱立倫) 대만 국민당 주석과 '국공(國共) 수뇌회담'을 가졌다고 신화통신이 5일 전했다. 시 주석은 "양안관계가 평화·발전의 길을 걷기 위해서는 92컨센서스와 '대만 독립 반대'의 정치적 기초를 견지해야 한다"면서 "그 핵심은 대륙과 대만이 '하나의 중국'에 속해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일변일국' '일중일대' 등 양안관계의 기초를 흔드는 언행들에 반대하고 ▲양안민중들의 이익과 성취를 확대시키고 ▲양안동포들의 왕래를 더욱 편리하게 하고 ▲국공 양당이 양안의 정치적인 난제를 함께 용감하게 헤쳐나가고 ▲양안 동포들이 함께 중화민족 부흥을 이끌어나가자는 등의 5가지 제안을 했다.

일변 일국(一邊一國)이란 양안에 각각 하나씩의 국가가 존재한다는 뜻이며 일중일대(一中一臺)는 하나의 중국, 하나의 대만이라는 뜻이다. 두 정치적 구호는 대만의 야당인 민진당의 슬로건이며, 대만이 하나의 나라로서 독립된 국가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시 주석은 "92컨센서스 부정은 양안이 '하나의 중국'이란 법리적 기초에 도전하는 것"이라면서 "는 민족과 국가, 인민의 근본이익을 훼손하고 양안관계 발전의 초석을 흔드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92컨센서스'는 1992년 홍콩에서 중국의 해협양안관계협회(해협회)와 대만의 해협교류기금회(해기회)가 '하나의 중국'을 인정한 합의를 일컫는다. '반관반민'(半官半民) 성격의 양측 기구가 양안관계 발전을 위해 도출한 것이지만 중국은 이를 양안문제에 있어서 기본 원칙으로 삼는다. 대만 국민당은 이를 현실적인 방안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대만 민진당은 92컨센서스를 부정하고 있다.

시 주석은 "국공 양당은 양안관계의 정치적 기초를 훼손하는 언행에 명확하게 반대해야 한다"며 민진당을 겨냥했다. 이어 시 주석은 "양안 동포는 같은 뿌리와 근원, 문화를 가진 같은 민족으로서 줄곧 운명을 함께 한 불가분의 운명공동체"라면서 "양측이 손을 맞잡고 양안의 운명공동체를 건설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리룬 주석은 '92컨센서스'를 기초로 양안이 지역의 평화, 환경보호, 경제협력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 나가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홍콩 봉황(鳳凰)TV에 따르면 주 주석은 "국민당이 중국 대륙과의 점진적인 통일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AIIB 가입을 원한다는 대만 측의 입장도 거듭 피력했다.

이에 대해 시진핑 주석은 "대만이 AIIB 가입을 원한다는 의사를 밝힌 데 대해 우리는 환영하는 태도"라고 말하면서도 '하나의 중국 원칙에 어긋나서는 안 된다는 단서를 달았다.

한편 시 주석과 주 주석의 회담은 이번이 처음이며 양당 현직 수뇌부의 회담은 2009년 5월 후진타오(胡錦濤) 공산당 총서기와 우보슝(吳伯雄) 국민당 주석과의 회담 이후 6년만이다. 이번 회담은 양측 지도자를 가운데 두고 6~7명씩의 대표단이 마주 보고 앉아 공식 회담 형태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