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예수 해제 초읽기, 삼성SDS 미래 걸린 이재용 부회장의 선택은?

2015-05-05 18:00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정광연 기자 =삼성SDS 보호예수 해제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최대 개인주주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과연 어떤 선택을 내릴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보호예수는 투자자 보호 등을 위해 대주주 등의 지분 매매를 일정 기간 의무적으로 제한하는 것을 말한다.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소유한 주식은 상장후 6개월간 보호예수된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22.58%)를 비롯해 삼성물산(17.08%),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11.25%),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3.09%),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3.09%) 등 삼성SDS 전체 발생주식의 60.6%에 달하는 4688만1198주가 오는 14일 보호예수에서 해제된다.

관심의 대상은 역시 이 부회장이다. 약 870만주의 지분을 확보한 이 부회장이 보유 지분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삼성SDS는 물론, 삼성그룹 전체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이 부회장이 보호예수 해제 이후 급박하게 지분 매각에 나설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25만원선을 유지하고 있는 주가를 감안할 때, 이 부회장이 보유 지분 전부를 매각할 때 확보 가능한 금액은 약 2조2000억원으로 4조~7조원 정도로 예상되는 그룹 경영권 승계에 따른 상속세에 턱없이 부족하다.

신건식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보호예수 만료일이 다가오면서 상속재원 마련을 위한 주식매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세금 납부와 지배구조 강화 요인을 고려할 경우 단순 현금매각은 그리 현실적이지 않다”고 전망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 부회장의 지분 매각에 앞서 삼성SDS와 삼성전자간의 합병이 시도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는 그룹 지배구조 뿐 아니라 양사의 사업적 시너지 효과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요인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SDS는 올해 1분기 실적에서 전년동기 대비 2.6% 늘어난 1조9155억원의 매출과 27.38% 증가한 130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IT서비스 매출은 8% 감소한 1조2718억원의 그쳤고 그 빈자리는 32.8% 오른 6437억원의 물류 BPO(업무처리 아웃소싱) 매출이 채웠다.

삼성SDS의 IT서비스 매출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55% 내외로 추정된다. 물류 BPO 등 신사업의 비중이 높아지는 상황과 삼성전자가 그룹 내에서 차지하는 막대한 영향력까지 고려할 때 삼성SDS와 삼성전자와의 합병 또는 삼성SDS IT서비스 부문의 삼성전자 이관 등을 계산해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공영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 부회장 등 오너 일가 지분을 감안하면 삼성SDS는 삼성그룹 지배 구조 변화의 핵심 기업”이라며 “현재 가장 유력한 대안은 삼성전자와의 합병으로 그룹 지배력 강화와 사업 시너지 모두를 기대해 볼 수 있으며 삼성SDS 주주에게도 유리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삼성SDS 상장이 불과 6개월밖에 지나지 않았다는 점과 지난 4월 15일 창립 30주년 행사에서 전동수 대표가 “그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기업을 만들겠다”고 강조한만큼 이 부회장이 삼성SDS 지분을 그대로 유지한 채 기업 키우기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이 부회장의 삼성SDS 지분 매각은 상당히 복잡한 셈법이 필요한 사안”라며 “다만, 이건희 회장의 경영 복귀가 사실상 불가능하고 이에 따른 이 부회장의 그룹 승계가 확정된 상황이기에 어떤 식으로든 변화는 생길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