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바코 연수원에 웬 갤러리?…언론계·예술인 반발

2015-05-02 19:20

아주경제 임봉재 기자 = 정부가 코바코 연수원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이번에는 연수원 내에 갤러리를 건립하려 해 파문이 일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공공기관 2단계 정상화 방안을 추진하면서 코바코 연수원을 민간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언론계의 반발을 샀다. 언론 공공성을 위한 공적재원 조성이라는 사회적 중대성을 무시한 발상이라는 이유에서다.

30일 경기 양평군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는 372억원을 들여 강상면 화양리 코바코 연수원 내 1만3227㎡에 갤러리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지상 1~3층 규모의 화랑과 전시관, 예술체험시설 각각 1동씩을 짓겠다는 계획이다.

당초 이 계획은 2013년 12월 건축 허가가 제출됐으나 코바코 연수원 측이 토지사용을 거부하면서 허가가 유보됐다. 이에 문체부는 지난해 자진 취하했다가 같은해 8월 허가를 재접수했다. 하지만 현재도 같은 이유로 허가가 유보된 상태다.

하지만 언론인의 교육·연수, 방송·광고 인력 양성 등 교육연수시설로 사용되던 곳에 갤러리가 들어서면 공공성을 해친다는 점에서 언론계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또 교육시설 등 공공의 성격을 지닌 연수원에 갤러리를 건립, 운영한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역 예술인의 반발도 거세다.

지역의 한 예술인은 "코바코 연수원의 용도는 교육과 연수를 하는 곳인데 갤러리로 바꾸는 과정에서 지역 예술인에게 전혀 설명이 없고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갤러리는 지역 작가나 지역 정체성이 기반이 돼야 하는데 소통없이 건립을 추진하는 것은 기본적인 철학이 없는 것"이라며 재검토를 요구했다.

특히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을 지낸 지역 국회의원이 이를 추진했다는 점에서 갤러리 건립을 놓고 의심의 눈초리도 적지 않다.
이와함께 연수원이 상수원 보호구역에 위치해 갤러리 공사와 건립에 따른 환경오염 등 또다른 민원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문광부 관계자는 "남한강 예술특구사업의 일환으로 2010년 연수원 측과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이를 토대로 갤러리 건립을 추진해왔다"며 "연수원 측에서 토지공사 피해보상비를 현금으로 요구하고 있어 국가재정상 예산 편성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 이 관계자는 "지역 예술인이 계속적으로 건립을 요구하고 있고, 양평군과 양평군의회에서도 찬성 의견을 보이는 만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추진할 것"이라며 "연수원을 찾는 연수생들에게 다양한 체험시설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코바코 연수원은 지난 1984년에 언론인 교육·연수, 방송·광고 인력양성 등을 위해 교육연수시설로 설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