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환 농협금융 회장 "수익성과 내실을 모두 챙기겠다"
2015-04-30 11:10
해외사업 진출 선택 아닌 필수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김용환 전 수출입은행장이 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공식 취임,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했다. 하지만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인해 부담감을 안고 임기를 시작하는 모양새다. 김 회장은 경남기업에 가장 많은 돈을 빌려준 수출입은행의 당시 은행장이었던 만큼 경남기업 사태가 금융권으로 번질 경우 여러모로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내릴 처지에 놓여 있다.
김 회장은 29일 취임식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경남기업과 관련해 "워크아웃시 추가자금 지원을 할 때 당시의 채권비율로 했는데, 수출입은행은 보증이 많으니 당연히 높을 수 밖에 없었다"며 "수출입은행의 업무를 조금만 이해하면 잘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남기업에 대한 수출입은행의 익스포저(위험노출 채권액)는 5210억원으로 은행권에서 가장 많다. 이 가운데 2172억원이 대출채권, 나머지 3000여억원이 이행성 보증이다. 특히 김 회장이 수출입은행장으로 재직하던 2013년 경남기업 대출은 600억∼700억원 급증했다. 따라서 검찰 수사가 금융권까지 확대될 경우 김 회장을 비롯한 은행권 관계자들 역시 조사 대상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김 회장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수익성과 내실을 모두 챙기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역량을 갖춘 금융회사만이 치열한 생존경쟁을 극복하고 최종 승자가 될 것"이라며 "차별화된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역량의 차이가 생존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또 "그런 측면에서 농협금융은 고객의 금융트렌드 변화를 읽고 미래 금융기관 경쟁력의 원천인 '제조-유통-운용' 부문의 역량 강화를 착실히 준비해왔다"면서 "아무리 큰 어려움에 직면해도 경쟁자보다 한 발 앞서 발빠르게 대응하면 위기를 오히려 우리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도약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도 내비쳤다. 김 회장은 "전통적인 수익원의 한계에 부딪힌 지금의 환경 하에서 해외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이라며 "경제지주 등 광범위한 범농협 인프라를 갖춘 농협금융에게 해외시장은 더 큰 기회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