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참견] 유민상-박영진, 풍자의 변화구…‘개콘’이 달라졌다
2015-04-27 13:50
‘민상토론’은 유민상, 김대성이 패널로 등장하고 박영진이 사회로 나선 방식. 9분 내외의 짧은 시간 동안 정치, 사회의 다양한 이슈들을 쉴 틈 없이 언급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동안 정치, 사회 이슈들로 개그 코너를 만들었던 유민상, 박영진 등 개그맨들의 조합으로 ‘민상토론’은 묵직한 돌직구와 유연한 변화구로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극하고 있다.
앞서 ‘개그콘서트’는 섹시 스타들을 앞세운 개그로 시청자들의 뭇매를 맞아왔다. 하지만 봄 개편을 맞아 새 단장을 한 ‘개그콘서트’는 과거 시청자들의 속을 시원하게 긁어주었던 풍자 개그로 또 한 번 시청자들의 꽉 막힌 속을 뚫어주었다.
지난 12일 첫 시작을 알린 ‘민상토론’의 열기는 방송 3회인 어제(26일)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경상남도 무상급식 논란, 이명박 전 대통령 2800억 기업 특혜 의혹, 자원외교, 4대강 사업, 홍준표 도지사 골프 논란에 이어, 지난주에는 집권 3년 차를 맞은 박근혜 정부 중간평가를 주제로 청년실업, 담뱃값 인상, 경제 정책 등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
하지만 ‘민상토론’은 과거 풍자 개그들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시청자들의 웃음을 유발한다. 구구절절 정치, 사회 등의 이슈를 꺼내면서도 정작 풍자에 대한 대상에 대해서는 전전긍긍하는 점이다. 이는 풍자인 듯, 아닌 듯 아리송하게 수면 위로 이슈를 올리고는 변화구와 돌직구를 적절히 조화시키며 통쾌함을 더한다.
일각에서는 “풍자라고 하지만 중요한 권력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못한다”며 “노림수가 보여 아쉽다”고 평했으나 ‘민상토론’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돌직구 식 풍자가 아니다. 2015년인 지금 “무서워서 언급하지 못한다”는 것을 풍자하는 것이 핵심인 셈이다. 문제가 되는 키워드는 짚어주면서 회피하는 방식이 공감과 더불어 세태에 대해 안타까움을 더하는 부분이다.
과거 ‘개그콘서트’는 타 방송사들의 공개 코미디와는 달리 풍자와 해학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아왔지만, 언제부터인가 외모 비하, 말장난, 섹시 콘셉트들로 점철되며 시청률마저 약진을 보여 왔다. 하지만 ‘민상토론’을 시작으로 눈요깃거리가 아닌 깊이 있는 개그감을 되찾고 있는 상황. “개그맨이니 대충 입 다물고 바보 흉내만 내도 된다”는 박영진의 말과는 달리 ‘바보 흉내’에 만족하지 않는 개그맨들과 시청자들이 많아지기를, 꽉 막힌 속을 뚫어주는 탄산음료 같은 개그 코너들이 늘어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