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본사 '페럼타워' 삼성생명에 4200억원에 매각
2015-04-24 20:29
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동국제강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서울 수하동 본사 사옥인 '페럼타워(Ferrum Tower)'를 매각하기로 했다.
동국제강은 24일 삼성생명과 4200억원의 페럼타워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매각 대금은 회사채 상환과 운영 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동국제강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작년 말 기준 5500억원 수준이며 이번 사옥 매각으로 현금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사옥 매각에 따른 평가 차익이 1700억원 이상 발생해 부채 비율도 207%에서 199%로 낮아질 것으로 동국제강은 예상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페럼타워을 매각한 뒤에도 삼성생명으로부터 현재 사용 중인 공간은 그대로 임대해 사옥으로 계속 사용하기로 했다.
동국제강은 탄탄한 경영을 유지해 오다 3년 전인 2012년부터 철강 경기가 악화되면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조선, 건설 경기 악화로 철강 제품 수요가 줄고 중국산 철강재 유입으로 경쟁이 격화되면서 지난해 매출액이 6조685억원으로 전년보다 9.3% 감소하고 20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이런 가운데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이 비자금을 조성해 해외 원정도박을 한 혐의로 지난달부터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회사 경영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동국제강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재무구조 개선에 착수했다. 작년 6월 유상증자를 통해 15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었다.
올해 1월에는 계열사인 유니온스틸을 흡수합병해 재무적 유연성을 키웠다.
지난해부터 페럼타워 매각설이 돌았으나 그간 동국제강은 일단 사옥 매각 없이 경영을 호전시키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1974년부터 2007년까지 현재 주소지에 본사를 뒀던 동국제강은 1천400억원을 들여 페럼타워를 신축해 2010년 입주했다.
지하 6층, 지상 28층, 128m 높이의 첨단 빌딩으로 거대한 암석이 솟아 철 구조물에 기대어 있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동국제강은 브라질에서 내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고로 제철소를 건설 중이며 유니온스틸과의 합병으로 연산 1000만t 이상의 철강 생산능력을 갖추고 새 출발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