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빛가람혁신도시 한전관계사 직원 80% '나 홀로 이주'

2015-04-26 09:12

전남 나주 빛가람 혁신도시 전경[사진=나주시]


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전남 나주의 빛가람 혁신도시로 이전한 한전 등 한전 관계 4개사의 임직원 중 가족을 동반해 이주한 경우는 전체 직원의 22.4%에 불과해 지자체의 기대에 못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혁신도시 내 아파트 건립이 잇따르고 있지만  '나 홀로 이주'가 현실화되면서 수도권 과밀화 해소와 지역균형 발전이라는 혁신도시 조성사업의 당초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게 아니냐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국회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전순옥(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한전, 전력거래소, 한전KPS, 한전KDN 등 4곳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4개 기관의 이주 직원 317명 중 가족동반 이주 직원은 719명으로 22.4%에 그쳤다.

가족과 함께 이주하지 않고 직원 본인만 이주한 경우는 2498명으로 77.6%에 달했다.

기관별로는 한전의 가족동반 이주율이 23.1%(354명)였으며 전력거래소는 23.5%(71명), 한전KPS 27.3%(125명), 한전KDN 18.3%(169명)이다. '무늬만 본사 이전'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전 직원들의 나 홀로 이주는 나주 혁신도시에 교육과 편의시설, 교통 등 기반시설이 아직 완비되지 않아 가족과 함께 이주하는 것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전 공공기관 직원들은 "정주여건이 열악해 현실적으로 가족 동반 이전은 어려운 문제"라며 "배우자 직장이나 자녀 교육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나 홀로 이주가 주를 이루면서 인구 유입효과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나주시 금천·산포면 일대 733만㎡ 규모로 조성된 빛가람 혁신도시는 지난해 7월 우정사업정보센터를 시작으로 한전 등 13개 공공기관이 이전을 마쳤다.

이들 13개 공공기관에는 직원 6212명이 근무하고 있다. 남은 3개 기관이 모두 이전하면 직원 500명 정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까지 아파트와 주택 1만9000여 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전남도와 나주시는 공공기관 이전으로 인한 혁신도시 인구는 5만명(2만 가구)의 인구가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현재 빛가람도시의 인구는 5800여명에 불과하다. 당초 계획인구의 10%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공공기관 이전 직원들이 가족과 함께 온전히 혁신도시에 정착하지 못할 경우 지역경제 유발효과와 인구 유입계획은 당연히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전남도가 추정하고 있는 혁신도시 계획인구뿐만 아니라 생산유발효과 1조2169억원이라는 '경제적 효과'가 '속 빈 강정'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전순옥 의원은 "나 홀로 이주자가 대부분인데 이를 방치하면 자칫 가족해체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직원들을 위한 심리상담실 운영과 함께 이주환경 실태조사를 통한 근본대책이 필요하다"고 개선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