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 보험료 더 걷는 개혁 ‘합의’…연금 지급액 삭감에는 ‘이견’

2015-04-21 16:00

아주경제 조문식 기자 = 공무원연금 보험료를 현행보다 더 걷는 데 국회와 노·사·정이 21일 사실상 합의했다.

단 연금 지급액을 삭감하는 데 대해서는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한 상태다. 보험료를 올리는 방식에 대한 이견 조율도 과제로 남았다.

국회 공무원연금 개혁 특별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지난달 28일 해산한 국민대타협기구에서 매듭짓지 못한 쟁점을 정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실무기구의 활동 결과를 보고받았다.

실무기구는 모두 8가지의 쟁점 가운데 연금기금 재정을 개선하기 위해 총보험료율을 현행 14%(공무원 기여율 7%, 정부 부담률 7%)에서 20%로 높이는 데 정부 및 공무원단체 대표와 전문가 등 기구 참여 위원들의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실무기구는 그러나 공무원 기여율과 정부 부담률을 각각 얼마나 올릴지를 놓고 정부가 기여율과 부담률을 각각 10%로 올리는 ‘1대 1’ 방식을 제시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공무원단체는 중간소득(현재 월 447만원) 이하 공무원의 경우 기여율과 부담률을 9%로, 그 이상은 각각 10%로 올리자고 제안했다. 소득 수준과 무관하게 공무원 기여율은 8.5%, 정부 부담률은 11.5%로 차등을 두자는 의견도 나왔다.

 

[대한민국 국회]


공무원 개인이 매월 급여에서 떼 기금에 적립하는 것이 기여금이며 이에 맞춰 사용자인 정부가 재정으로 기금에 적립하는 게 부담금이다.

정부는 기여금과 부담금을 같은 비율로 적립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공무원단체는 정부의 부담금을 늘릴 것을 주장하고 있다.

보험료율을 최대 20%로 높여 기금 재정을 확충하는 데 합의해도 연금 지급액을 결정하는 지급률 삭감 여부가 쟁점으로 남는다. 정부는 보험료율을 20%로 높이는 동시에 지급률을 현행 1.9%에서 1.65%로 낮춰야 수지균형(공무원이 낸 만큼 받아가는) 구조가 된다는 뜻을 보였다.

반면 공무원단체는 지급률을 깎을 수 없다고 맞섰다. 퇴직수당을 고려한 수지균형 지급률(1.65%)에 더해 산재·고용보험 누락분(0.14%), 기초연금 제외분(0.125%), 공무원의 직업적 특수성(0.15%)을 추가로 얹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기여율·부담률 인상과 지급률 인하 여부를 제외한 나머지 6개 쟁점은 △소득재분배 도입 여부 △유족연금 지급률 인하 여부 △소득상한 하향조정 여부 △연금액 한시 동결 여부 △소득심사 제도 도입 여부 △신·구 공무원 분리 여부 등이다.

‘하후상박(下厚上薄)’ 개념의 소득재분배는 소득이 적은 하위직 실무 공무원은 기여금 수준보다 연금을 더 받는 것이고, 고위직 공무원은 그 반대 방식이 적용된다. 정부는 공무원연금에도 소득재분배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일부 공무원단체는 소득재분배에 부정적이었다.

연금 소득상한을 1.8배에서 1.5배로 인하하는 방안, 연금액 인상을 내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동결하는 방안, 선출직에 취임하거나 정부 출자·출연기관에 재취업하면 연금 지급을 전액 정지하는 방안 등은 일부 이견만 조율하면 합의가 가능한 수준으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