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로비 당시 금융권 충청 인맥포진...최수현·김용환 연루?

2015-04-21 08:17

[사진=아주경제DB]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로비 의혹이 금융권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충청권 인사들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들은 성 전 회장이 경남기업 구명 로비를 펼치던 시기에 금융권 요직에 두루 포진해 있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이 남긴 다이어리에는 2013년 9월3일 김진수 당시 금융감독원 기업금융구조개선 국장과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그해 9월 12일과 13일에는 채권은행장인 임종룡 당시 NH농협금융지주 회장과 김용환 수출입은행장을 만나는 일정이 기재돼 있다.

베트남 랜드마크72 사업으로 유동성 위기에 빠진 경남기업은 마침내 그해 10월29일 3차 워크아웃을 신청했고, 이튿날 채권단은 긴급자금 지원을 결정했다. 채권단은 이듬해 1월21일 6300억원 규모의 추가 지원을 추진키로 했다.

그 시기는 충청권 출신 인사들이 금융감독원 요직을 장악한 상황이었다. 당시 금감원은 충남 예산 출신인 최수현 원장이 이끌고 있었다.

최 전 원장은 성 전 회장이 만든 지역모임인 충청포럼에서 활동했다는 증언이 여러 곳에서 나오고 있다.

2013년 10월 기준으로 보면 충북 충주 출신인 조영제 부원장이 은행·중소서민 영역을 담당하고 있었다. 역시 충청권 인사가 경남기업 채권단의 주축을 이루는 은행들에 대한 감독 업무를 맡고 있었던 것이다.

당시 기업구조조정 업무를 관장하는 금감원 기업금융개선국 수장은 충청권 인사로 분류되는 김진수 선임국장이었다.

경남기업 워크아웃 과정에 깊숙이 관여한 그는 성 전 회장이 정무위원으로 활동할 때 국회로 가서 성 전 회장을 만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최 전 원장은 재직 시절에 주요 보직 국장과 감찰, 정보 등 정무적 보좌진에도 충청 출신 인사를 많이 기용했다는 후문이다.

이들은 진웅섭 원장 취임 이후 대부분 물갈이성 경질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기업에 돈을 많이 빌려준 수출입은행의 당시 수장도 충남 보령 출신인 김용환 전 행장이다. 김 전 행장은 현재 NH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내정된 상태다.

수출입은행의 경남기업에 대한 익스포저(위험노출 채권액)는 5210억원으로 은행권에서 가장 많다.

이 가운데 대출채권이 2172억원이고, 나머지 3000여억원은 이행성 보증이다.

특히 김 전 행장이 수출입은행을 이끌던 2013년에 경남기업 대출이 600억∼700억 원가량 급증한 것에도 의혹이 쏠리고 있다.

2012년 3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재직했던 신충식 농협은행장은 충남 예산 출신이다.

그가 재직 중이던 2013년 4월에 경남기업으로 170억원이 나갔다. 현재 이 자금 중 82억원이 미상환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