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검은손’ 19금도 15금도 되지 못한 공포영화

2015-04-17 17:44

[사진=영화 '검은손' 포스터]

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 15금도, 19금도 되지 못했다. 영화 ‘검은손’(감독 박재식)의 이야기다.

영화는 세계최초 생체공학연구 개발로 세간의 이목을 받고 있는 신경외과 전문의 정우(김성수)가 밀애 중인 동료 의사 유경(한고은)의 손 접합 수술을 한 뒤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정우의 아내 지현(신정선)은 유경과 정우의 불륜 사실을 눈치채고 자살 시도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정우의 마음을 돌리려고 한다.

지현의 섬뜩한 협박이 이어지던 어느 날, 유경 앞에 의문의 상자가 배달된다. 유경은 “깜짝 선물을 보낼 것”이라는 정우의 말을 떠올리고 의심 없이 윗부분 중앙에 구멍이 뚫린 상자에 손을 집어넣는다. 하지만 상자 안에는 덫이 놓여있었고 유경은 손목이 절단되는 끔찍한 사고를 겪는다. 정우는 빠른 판단과 기지로 자신의 연인 유경의 손목 접합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다. 수술 후 유경은 서서히 건강을 회복하지만, 주변에서는 알 수 없는 기괴한 사건들이 벌어진다.

‘검은손’은 2008년 ‘외톨이’로 데뷔한 박재식 감독의 두 번째 연출작이다. 호러 장르에 대한 박재식 감독의 애정은 ‘검은손’을 통해 여실히 드러난다.

생체공학이식과 유전자 변형, 장기매매 등의 소재를 담은 ‘검은손’은 현실적인 공포를 자아내며 관객들을 오싹하게 한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이를 풀어내는 방식이 미흡했다는 점에 있다.

공포영화의 공식을 충실히 이행했지만 쉽게 예측 가능하고 김성수, 한고은이라는 능숙한 배우들을 기용했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다. 동떨어진 연기톤은 현실적인 공포를 지향했던 ‘검은손’과의 간극을 만들며 몰입도를 떨어트렸다.

언론시사회에서 김성수는 “한국에서는 드문 19금 공포라서 작품을 선택했다. 하지만 베드신이나 잔혹한 부분이 많이 편집됐다”고 말한 바 있다. “옳은 선택이었다”는 김성수의 말과는 달리 영화는 15금도 19금도 되지 못하고, 다소 싱거운 뒷맛을 남긴다. 17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