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강국을 꿈꾸며] ① 국내 최대 클라우드 업체 KT '아마존은 두렵지 않다'
2015-04-16 16:33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은 클라우드컴퓨팅 혁명으로 패러다임적 변화를 겪고 있다. 클라우드컴퓨팅은 기업의 생산성 향상, 비용절감을 가져다줄 뿐 아니라,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라는 신산업의 기반이다. 우리도 세계 최고 수준의 IT 인프라를 활용해 국내 클라우드산업을 활성화시키고, 국내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걸음마 단계인 클라우드 산업의 육성을 위해 마련된 '클라우드컴퓨팅 발전법'의 9월 시행을 앞두고, 국내 기업들이 무엇을 원하고,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책은 어떤 것인지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민간기업이 막연한 보안 우려로 적극적인 투자를 회피하고 있다"
정부가 '클라우드컴퓨팅 발전법'을 제정하게 된 배경이다. 그러나 '클라우드컴퓨팅 발전법'이 나오기 전부터 이미 민간부문에서는 미디어, 게임, 커머스 등에서 클라우드 이용을 보편화해 왔다. 정부가 편향된 시각으로 시장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오히려 정부의 규제를 받는 금융, 교육, 의료 분야에서는 클라우드를 쓰고 싶어도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규제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 실정이다. 민간부문의 확대를 위해 규제들을 최우선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또 '클라우드컴퓨팅 발전법'은 공공기관의 민간 클라우드 활용을 통해 시장 전체의 규모를 키우려 하고 있으나, 이를 공공기관의 자율에 맡겨둘 경우 민간 클라우드 활성화가 더디게 진행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해외 정부의 클라우드 퍼스트 정책처럼 공공기관이 의무적으로 민간 클라우드를 사용하도록하는 강력한 추진 실행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 최대 클라우드 업체 KT의 경우 민간분야 활성화를 위해 '클라우드 인큐베이션 프로그램'을 시행해 중소 개발사와 개발자 프로그램을 통해 수백개의 스타트업 기업에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이러한 상생프로그램 확대를 통해 국내 중소기업이 클라우드를 부담없이 이용할 수 있게 해야한다"면서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스타기업들을 많이 배출해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추진하는 KT는 "초기 대규모 설비 및 인프라 투자가 들어가기 때문에 정부의 세제지원과 같은 초기 투자 부담 최소화를 위한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국내 클라우드기업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있으나, 전체 생태계에서 볼 때 이들은 경쟁이 아닌 상생의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서로가 잘 할 수 있는 분야와 역할은 분명히 있다. 예를 들어 IT인프라(서버) 구축을 위해 수천억원에 이르는 큰 규모의 투자가 수반되어야 하지만 이 부문은 대기업이 맡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한 소프트웨어 부문은 중소기업이 잘 할 수 있는 분야다.
KT는 '유클라우드 비즈(Ucloud Biz)'라는 IT인프라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최대 클라우드 기업이다. KT는 IT인프라 뿐 아니라 '비즈메카'라는 소프트웨어를 기업들에게 임대하면서 두 플랫폼을 통해 수십만개 이상의 고객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저렴한 가격과 대규모 IT인프라를 내세워 사업을 확장시키고 있는 아마존 웹서비스(AWS)가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 진출하면서 국내 업체가 위기를 맞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경쟁업체 KT는 "아마존이 국내 시장에 진출하면서 공공 클라우드 서비스가 시장의 화두가 될 수 있다"면서 "국내 시장의 파이를 더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클라우드컴퓨팅 발전법' 하나 만으로 클라우드 강국을 이룰 수 없다. 클라우드는 기존 IT 소비 문화를 근본적으로 혁신시키고 불투명했던 IT 거래 문화를 바로 잡을 수 있는 미래 트랜드다. 법안 통과는 끝이 아닌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또 다른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