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잦은 봄비와 큰 일교차, '부비동염' 주의보
2015-04-16 10:13
감기·알레르기 비염과 비슷한 증상으로 오해, 방치하면 수술까지 할 수 있어
"부산진구 모 아파트에서 야간경비 업무를 맡고 있는 박모씨(45세)는 최근 일교차가 큰 날씨와 야간근무의 피로로 인해 한 달 이상 감기 증상이 있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약국에서 종합감기약만 사서 먹었다. 하지만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오히려 며칠 전부터 광대뼈 부위에서 시작된 통증이 점점 심해져 눈이 빠질 듯한 고통이 있어 새벽에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검사결과 박씨는 급성 부비동염 진단을 받고 현재 이비인후과에서 약물치료 중이다."
최근 잦은 봄비와 큰 일교차로 이비인후과를 찾는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그 중 박씨와 같이 처음에는 가벼운 감기인줄 오해하고 가까운 약국을 찾아 감기약을 처방받았다가 증상이 심해져서 찾아오는 ‘부비동염’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요즘처럼 일교차가 크고 미세먼지, 황사, 꽃가루 등 각종 알레르기 유발물질이 많은 봄철에는 감기가 잘 떨어지지 않는다거나 봄철 알레르기 때문이겠지하며 가볍게 넘기다 뒤늦게 병원을 찾아 급성 부비동염 진단을 받고 수술까지 하는 경우도 찾아볼 수 있다.
흔히 축농증으로 알려진 부비동염은 코 막힘, 지속적인 누런 콧물, 얼굴 통증, 코 뒤로 콧물이 넘어가는 후비루 등의 증상이 특징이다. 하지만 이런 증상들은 감기나 알레르기 비염과 비슷해 박씨처럼 약국에서 감기약만 지어먹다 증상을 악화시켜 병원을 찾는다.
감기는 재채기, 코막힘, 인후통, 미열 등의 증상이 일주일 정도 지속되다가 회복되는데 반해 부비동염은 코 막힘, 농도가 짙은 누런 콧물, 얼굴 통증, 코 뒤로 콧물이 넘어가는 후비루 등의 증상이 10일 이상 지속된다. 또한 후각이 감퇴되거나 두통 및 집중력이 떨어져 주의가 산만해지고 기억력이 떨어지기도 한다. 더불어 중이염, 기관지염 등의 호흡기 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초기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에는 부비동염 진단을 위해서 X-ray 촬영을 하고 얼굴 안쪽 부비동의 음영의 혼탁 정도로 진단했으나 현재 축농증의 진단과 병의 정도를 알아 보기 위해서 CT 촬영 및 비내시경을 사용한다.
급성 부비동염의 경우에는 항생제, 충혈 제거제 그리고 필요한 경우에는 진통제, 항히스타민제, 소염제 등 약물치료를 시행한다. 하지만 부비동이 완전히 막혀 농이 생기거나 3개월 이상 약물치료를 해도 호전되지 않을 경우에도 수술을 시행한다. 만성 축농증의 경우에는 약물치료의 효과가 거의 없기 때문에 수술을 시행하게 된다.
과거에는 입술을 들고 내부의 점막을 절제해 부비동에 접근하는 수술 방식이 사용되었다. 그러나 이 수술방법은 재발율이 50%에 이르러 부비동염 수술은 재발이 잘 된다는 인식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내시경을 이용해 염증이 있는 부비동을 개방하고 환기와 배설을 용이하게 해 물혹 등 비정상적 부비동 조직을 제거하는 내시경 수술이 도입돼 환자의 수술 만족도가 크게 향상되었다. 또한 비강과 부비동의 정상적인 점막은 남겨놓기 때문에 재발율도 과거에 비해 현저히 줄어들었다.
부비동염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약물이나 수술도 중요하지만 평소 생활습관 개선이 매우 중요하다. 감기나 알레르기 비염으로 콧물이 발생할 경우 생리식염수로 코를 자주 세척해주고, 가습기나 화분 등을 이용해 적정 실내 습도를 유지시켜야 한다.또한 부비동염은 감기나 알레르기 비염으로 인해 발병할 수 있기 때문에 평소 이들 질환에 대한 치료와 예방에 힘쓰고, 충분한 영양섭취와 꾸준한 운동으로 면역력을 길러주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