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연 "문제없다"던 정부…4·3평화상 표적 감사

2015-04-15 21:26

 

아주경제 진순현 기자=제주 4.3 장편소설 ‘화산도’의 저자 김석범씨가 제1회 4·3평화상을 수상한 것과 관련, 정부가 제주도감사위원회에 감사를 의뢰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제주도당은 15일 논평을 통해 “4·3추념식 식전 행사 노래 선정 과정에 부당한 개입으로 지탄을 받았던 행자부가 이번에는 제1회 4․3평화상 수상자 선정 과정에 대해 감사를 요청했다”고 발끈하고 나섰다.

도당은 “행자부는 제1회 4·3평화상 수상자 김씨와 관련 ”문제없다“던 기존 태도를 번복해 이를 문제 삼는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과 일부 보수 세력의 문제제기를 근거로 감사 요청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며 “이는 정부 스스로가 제주4․3 흔들기에 나서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면서 정부의 오락가락 태도에 대해 분통을 터뜨렸다.

도당은 이어 “이번 평화상 수상은 강우일 천주교제주교구 교구장을 위원장으로 구성된 제주4·3평화상위원회의 선정 결과에 따른 것” 이라며 “김씨가 4·3해결에 대한 헌신은 제주4·3의 해결을 염원하는 제주도민이라면 누구나 인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단지 수상소감 일부 내용을 문제 삼아 정부가 나서서 감사까지 요청하는 것은 그 자체로 지나친 것일뿐 아니라, 매우 부당하다” 며 “행자부는 일부 보수세력의 목소리에 기대어 실시한 감사요청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김씨는 수상 소감에서 “조국에 정치적 기반이 없었던 이승만은 친일파 세력을 발판으로 삼아 단독정부 수립을 강행했다” 며 “따라서 미군 통치하에서 실시한 온갖 폭력이 동원된 5·10 단독선거는 전국적으로 반대 투쟁이 벌어지는 상황 속에서 진행됐다. 그 과정에서 결국 4·3 사건이 일어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승만 정부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했다고 표방했지만 과연 친일파, 민족반역자 세력을 바탕으로 구성한 이승만 정부가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할 수 있었겠느냐” 며 “여기서부터 역사의 왜곡, 거짓이 정면에 드러났으며 이에 맞서 단독선거와 단독정부 수립에 대한 전국적인 치열한 반대투쟁이 일어났고 그 동일 선상에서 일어난 것이 4·3사건”이라고 규정했다

한편 이날 속개한 제329회 임시회 도정질문에서도 오창수 감사위원장을 상대로 이 문제가 도마에 올렸다.

제주도의회 김희현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중앙에서 4·3 평화상과 관련, 감사 의뢰가 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사실상 지시한 것 아니냐” 면서 “앞으로 어떤 절차를 밟게 될지 도의 입장을 밝히라“고 추궁이 이어졌다.

이에 오 위원장은 “중앙부처에서 감사위에 감사를 의뢰할 수 있다” 며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감사를 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답변했다.

4·3 평화상 수상자 선정, 첫 회부터 파문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