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없던 건의도 나와···허심탄회했던 새누리당-전경련 정책간담회

2015-04-14 15:21

허창수 전경련 회장(왼쪽 다섯번째)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왼쪽 세번째)를 비롯한 정재계 인사들이 14일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새누리당-전경련 정책간담회'에 입장하고 있다.[사진=전경련 제공]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14일 오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새누리당-전경련 정책 간담회’에서는 재계 기업들이 현실에 부딪친 다수의 건의를 쏟아내는 등 열띤 대화의 시간으로 채워졌다.

오전 11시 30분부터 시작된 간담회는 당초 예정시간을 10분 넘긴 오후 1시 40분까지 진행됐으며, 1시 45분에 열리는 새누리당 긴급 최고위원회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김무성 당 대표도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참석자들의 대화를 청취했다.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간담회가 끝난 뒤 언론 브리핑에서 “총 21건의 건의가 있었으며 김 대표를 비롯해 정부측 참석자들이 최대한 성실히 답변했다. 건의사안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전부 공개할 수 없지만 내실 있는 회의였으며, 참석한 기업 관계자들도 만족스러워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는 30대그룹에서 오너나 최고경영자(CEO)가 아닌 실무진급 인사들이 참석해 관심을 끌었다. 이에 대해 전경련측은 “간담회는 새누리당에서 요청했으며 참석자의도 (새누리당에서) 실무진들을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와 각 그룹에 이를 전달해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이 부회장은 “무슨 안건을 건의할 지는 각 그룹에서 결정했으며, 각 그룹이 해당 안건을 잘 이야기할 수 있는 임원을 선정한 것”이라며 “실무적인 차원의 간담회라 상무에서 부사장급으로 선정했다”고 덧붙였다.
 

14일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우리경제의 활로 모색을 위해 열린 ‘새누리당-전경련 정책간담회’에서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원유철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 최병석 삼성 부사장[사진=전경련 제공]


이 부회장이 밝힌 대표적인 건의 내용은 내수 활성화를 위한 건설경기 부양 관련 건의였다.

이 부회장은 “먼저 국내의 경우, 규제완화를 통해 주택건설을 활성화시켜달라는 요청이 있었으며,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측은 전향적으로 공감한다는 답변을 내 절차를 거쳐 채택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측이 건의한 해외건설 부문의 경우 김 대표가 “한화의 이라크 주택건설 사업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이란 제제가 풀렸고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순방 이후 중동시장 붐이 일고 있는데 이란을 포함해 중동시장 진출을 지원할 수 있도록 정부와 당이 협조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신사업 육성과 관련해서는 에너지 신산업 육성 및 초전도 케이블 시범사업 실시 등의 요청이 있었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는 건의 내용에 적극 동의하고 필요하다면 시범사업을 통해 기업들이 해외진출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이 부회장은 전했다.

기업들이 사업재편을 위해 추진중인 물적분할과 인수·합병(M&A) 등 사업 전문화를 위한 노력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청에 기획재정부측은 사업재편은 정부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만큼 필요할 경우 법을 개정해서라도 지원할 것이라고 답했다.

삼성측이 건의한 것으로 알려진 비의료기기 IT제품을 의료기기에서 제외해 스마트 산업 육성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건의도 정부가 기업이 원하는 방향으로 검토를 진행할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고 전경련측은 설명했다.

한편, 이날 공개된 21개 건의안의 50%는 규제개혁과 관련한 내용이었으며, 업종별로는 역시 절반이 서비스 산업 활성화와 관련한 내용이었다. 특히 2건 정도는 사전에 제출하지 않고 기업 관계자들이 간담회 현장에서 공개했다고 전경련측은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30대그룹 참석자 전부가 발표하기에는 시간이 모자라 발표를 못한 일부 건의는 서면으로 제출하면 세누리당과 정부가 성실하게 답변을 주기로 약속했다. 기업인 출신인 김 대표가 편하게 하자고 해서 발표 순서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바람에 시간 통제가 힘들었을 만큼 실무적이 이야기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전경련은 재계 공통 이슈로 △공동출자 허용 등을 통한 지주회사 규제완화 △배출권 거래제 부담을 덜기 위해 업종별 배출전망치 재산정 등 탄력적 제도 운영 △법인세 부담 완화 등 세 가지를 건의했다. 정부는 지주회사와 배출권 거래제는 검토를 해보겠다며 확실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법인세의 경우 정부 당국자는 “정부도 세수 때문에 고민이다”는 완곡한 표현으로 답변을 피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 담합관련 조사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 부회장은 “건설 뿐만 아니라 다른 업계도 많이 고민하고 있으며, 우리 기업들이 국내 뿐만아니라 외국에서 사업하는 만큼 국내 제제로 인해 국제신인도가 하락될 것으로 우려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앞으로 진행할 조사에서는 이를 감안할 것이라고 전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김 대표는 정부측에 “많은 업계로부터 이야기를 들었다. 국내 법을 지켜야 하지만 기업의 대외신인도와 경쟁력 떨어지지 않도록 정책의 묘를 살려달라”고 전했다고 이 부회장은 말했다.

김 대표는 간담회를 마무리하며 참석자들에게 “영혼을 팔아서라도 취업하고 싶은 취업준비생 뜻을 받들어 기업들이 가능한 한 투자와 고용을 해달라. 이를 위해 새누리당과 정부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당부했다.

첫 간담회를 마친 새누리당과 전경련은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간담회를 갖기로 했다.

또한 전경련은 여당은 물론 야당들과도 동일한 성격의 간담회를 열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간담회 직전 기자들과 만나 “기업과 정치는 만날수록 좋은 것 아니겠나. 새정치민주연합과도 요청만 온다면 언제든지 간담회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새누리당 김 대표 최고위원, 원 정책위의장, 이진복·권성동·김성태·박민식·강석훈 정조위원장, 김학용 대표비서실장, 김영우 수석대변인,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 최재유 미래창조과학부 2차관, 이관섭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정연만 환경부 차관, 김학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권영순 노동부 노동정책실장, 손태락 국토교통부 주택토지실장이 참석했다.

전경련에서는 이 부회장, 최병석 삼성 부사장, 박광식 현대자동차 부사장, 박영춘 SK 전무, 조갑호 LG 전무, 이석환 롯데 상무, 전중선 포스코 상무 등 33명의 주요그룹 실무임원들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