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업계 할인 '전쟁’…딜러들은 ‘벙어리 냉가슴’
2015-04-13 14:29
아주경제 임의택 기자 =국내 수입차 판매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수입차업계가 대대적인 할인판매 공세를 벌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먼저 각 업체별로 할인 행사를 보면, 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FCA)은 크라이슬러 300C 3.0 디젤 모델을 1150만원 할인된 4990만원에 판매한다. 또 300C 3.6 가솔린 모델은 1120만원 할인된 4480만원에, 300C AWD 모델은 1060만원 할인한 5580만원에 판매한다.
지프는 최대 400만원 할인된다. 지프의 그랜드 체로키 3.0 리미티드 모델을 구입하는 고객에게 400만원 할인과 함께 선팅 서비스, 하이패스 단말기를 제공한다. 지프 체로키 론지튜드 2.0 디젤 모델은 4월 한 달간 150만원 할인된 4680만원에 판매된다.
BMW도 좋은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3시리즈 GT가 200만원 할인되고, 6시리즈와 7시리즈는 1200만원까지 값을 깎아준다. 인기 모델인 5시리즈는 700만~1000만원 할인된다. 가장 저렴한 1시리즈도 400만원이나 할인된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아우디, BMW보다는 할인이 적다. 로드스터인 SLK가 1~3% 할인되는 게 전부다.
이는 수입차업체들이 올가을 시행되는 유로6 규제를 앞두고 재고를 털어내기 위해 평소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와 별개로 유로6 규제와 상관없이 할인판매를 진행하는 업체도 있다.
혼다 코리아가 대표적인 사례다. 가솔린 모델만 수입하는 혼다는 4월에 미니밴 ‘오딧세이’와 SUV ‘파일럿’을 각각 100만원씩 할인 판매한다. 판매가 거의 없는 ‘시빅’이나 판매가 잘 되는 ‘어코드’는 프로모션에서 제외돼 있다.
이 같은 수입차업체의 공세를 바라보는 시각은 그리 곱지 못하다. 익명을 요구한 자동차 전문기자는 “가격을 대폭 할인해 판매한 차는 추후 중고차시장에서도 제값을 받지 못한다”면서 “딜러간 경쟁으로 할인 판매에 나서는 것은 결국 제살 깎아먹기이며, 본사만 배불리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모 수입차 딜러는 본사로부터 상당량의 물량을 할당 받아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할인 판매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할당 받은 물량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면 나중에 딜러권을 박탈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자동차 전문기자는 “할인판매를 한다고 무조건 구입하지 말고 조건을 잘 따져봐야 한다”면서 “어떤 경우는 단종 직전 모델을 할인해놓고 나중에 AS가 제대로 되지 않아 골치를 썩는 경우도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