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죽기업이 금융회사로" 중국증시 상장사 이름바꾸기 붐…왜?
2015-04-13 14:56
금융, 환경보호, IT 등 증시 테마 업종으로 변경…주가 부풀리기 의혹도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최근 중국에서는 ‘사업 재편’을 이유로 사명을 변경하는 상장사가 늘어나고 있다. '무늬(사명)'만 변경해 주가 부풀리기를 부추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최근 중국 최대 폭죽생산업체인 '슝마오옌화(熊猫煙花)'는 사명을 '슝마오금융지주(熊猫金控)'나 '슝마오금융(熊猫金融)'으로 교체하기 위한 준비 중이다. 슝마오옌화는 지난 달 25일 상하이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최근 나날이 심각해지는 스모그 현상 탓에 곳곳서 폭죽 금지령이 내려져 매출 급감하며 경영에 타격을 입은 슝마오옌화는 사업 부진을 만회하고자 지난해부터 중국 ‘찰리우드’ 열풍을 타고 영화 문화사업 진출을 모색해왔다. 이마저도 여의치 않자 최근 금융개혁 바람을 타고 인터넷 금융 사업 진출을 선언한 것이다.
하지만 사명을 변경한 업체에 대해 시장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아무리 인터넷 시대에 사업 간 경계가 허물어진다 하더라도 폭죽을 팔던 업체가 단기간 내 인터넷금융사로 변신할 수 있냐는 것. 또한 최근 핫 이슈로 떠오른 '인터넷금융'을 전면에 앞세워 주가를 부풀리기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상하이증권거래소는 슝마오폭죽의 사명 변경에 대해 이미 두 차례 질의서를 보내 사명 변경 이유를 명확히 공시할 것을 요구했다. 슝마오옌화의 사명 변경은 아직까지 심사 비준되지 않은 상태다.
중국 서부상보(西部商報)는 최근 ‘사업 재편’을 핑계로 상장사가 제멋대로 사명을 변경하고 있다며 이는 주식투자자들을 우롱하는 행위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변경 후 사명에는 자본, 환경보호, 금융지주, 엔터테인먼트 등 대부분이 최근 중국 증시 투자 테마로 부상하고 있는 단어가 포함돼있다며 이는 투자자의 눈길을 끌기 위한 속셈이라는 것. 실제로 지난해에도 알루미늄 판 가공업체였던 루펑주식이 루펑환경보호로, 전기케이블 업체인 위안둥케이블이 스마트에너지로 사명을 변경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