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 비교섭단체 대표연설문

2015-04-13 12:35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 [사진제공=정의당 ]


아주경제 김혜란 기자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가 13일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상설특검법은 이런 사건을 위해 만든 것"이라면서 "조속히 특검 도입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어제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검찰에게 성역 없는 수사를 주문했는데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라며 "살아있는 권력한테 검찰이 칼을 댄다는 말을 혹시라도 믿는 사람이 있다고 보느냐"고 이같이 말했다.

다음은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의 비교섭단체 대표연설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정의화 국회의장과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여러분, 정의당 원내대표 심상정입니다.

허태열 7억, 홍문종 2억, 유정복 3억, 홍준표 1억, 부산시장 2억, 김기춘 10만 달러, 이병기, 이완구.

故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이 목숨을 끊으며 남겨놓은 리스트입니다.

전현직 청와대 비서실장, 현직 국무총리, 현직 경남도지사, 인천시장, 부산시장, 집권당의 전직 사무총장 권력의 몸통이 통째로 연루된 충격적인 부패스캔들에 우리 국민들은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습니다.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파부침주(破斧沈舟)의 각오로 국정 쇄신에 나서겠다던 당사자들이 연루된 사건입니다. 솥단지는 깨졌고, 배는 가라앉았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읍참마속의 결연함으로 부패와의 단절을 입증하는 일 뿐입니다.

어제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검찰에게 성역 없는 수사를 주문했습니다. 한마디로 어불성설입니다.

지금 국민들은 "다 해먹지 않았겠어, 빙산의 일각이겠지" 다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 살아있는 권력한테 검찰이 칼을 댄다? 이 말을 혹시라도 믿는 사람이 있다고 보십니까?

지금 국민들이 대통령과 여당대표에게 듣고 싶은 말은 '성역 없는 수사'라는 상투적인 언사가 아니라 스스로 '성역 밖으로 걸어 나오겠다'는 처절한 참회의 모습입니다.

이번 사건은 대통령 측근과 권력실세의 비리에 관한 것입니다. 또 2007년 새누리당 대선 경선과 2012년 대선자금 수사가 불가피 해졌습니다.

건건이 청와대 수사 가이드라인에 갇혀 있던 검찰이 청와대 비서실장을, 여권 실세들을 제대로 수사할 수 있겠습니까? 더구나 故 성완종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는 대통령과 국무총리 발언으로 시작된 하명수사였습니다. 녹취록에 따르면, 검찰이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와 성완종 회장의 비리를 '딜'하려는 시도도 있었다는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이렇듯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이 훼손된 상황에서 검찰이 수사결과를 낸들 국민이 수긍하겠습니까?

이 사건을 검찰에게 맡기는 것은 또 한 번 국민을 배신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이 사건은 검찰총장의 명예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명예가 걸린 사안입니다. 엄정한 수사로 부패의 뿌리를 들어내지 못한다면, 박근혜 정권은 그 존립이 위태로워질 것입니다. 이번에도 정권이 검찰을 앞세워 진실을 호도하고, 정의가 유린되는 사태를 허용한다면, 야당을 포함한 정치권은 정치불신으로 공멸의 위기를 맞을 것입니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에 촉구합니다. 상설특검법은 이런 사건을 위해 만든 것입니다. 조속히 특검 도입에 나서야 합니다.

특검의 최종지명자인 박근혜 대통령에게 요구합니다. 야당이 추천하는 특별검사를 조건 없이 수용해서 '성역 없는 수사' 의지를 보여주십시오.

특검은 국민의혹 해소차원에서 공소시효와 상관없이 관련자 전원에 대해 철저한 수사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선거법 개혁으로 민주주의를 반석 위에 올려놓아야 합니다.

존경하는 선배 동료의원 여러분,

국회 정치개혁특위가 가동되고 있습니다.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른 선거구 재획정과 중앙선관위가 제안한 공직선거법 개정이 최대 현안입니다.

지난 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양당 대표들은 '합의 정치'를 제안하고, '특권 경제 폐지'를 역설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양당대표 모두 정치 개혁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대단히 유감스럽습니다.

저는 모든 것에 앞서, 바로 이 자리! 우리 정치가 최우선적으로 개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민들은 우리 국회의원들을 특권 세력이라고 합니다. 민생은 안중에도 없이 자기들 밥그릇만 챙긴다고 울분을 토해내고 있습니다. 70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피눈물, 600만 자영업자들의 절박한 목소리, 이 국회의사당에서 누가 대변하고 있느냐고 묻습니다. 꿈과 희망을 잃어버린 청춘들을 위해 도대체 무엇을 하느냐 묻고 있습니다.

진영을 넘어선 '합의의 정치'가 야합이 아니고 국민을 위한 것이 되려면, '합의정치' 이전에 '대의정치'부터 바로 세워야 하지 않겠습니까? '특권경제' 끝내려면, 오랜 정경유착의 역사와 함께 한 특권정치 체제부터 끝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국회는 이번 선거법 개정을 통해 정치의 변화와 혁신 의지를 제대로 보여줘야 합니다.

87년 민주화 이후 '절차적 민주주의'가 완성되었다고들 합니다. 그러나 정말 그렇습니까. 현행 선거제도가 국민주권의 기본원리인 표의 등가성을 제대로 구현하고 있는지, 지역, 세대, 계층, 직능 등 대표성은 온전히 보장하고 있는지, 또 민주주의 본령인 정당정치는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해 따져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우리는 승자독식 소선구제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이 제도는 절반 가까운 사표를 발생시켜 유권자들의 표의 등가성을 심각하게 훼손 해 왔습니다. 13대 총선부터 19대까지 7번 총선을 살펴보니, 사표(死票)는 평균적으로 1020만 표(50.9%)로 유효표 987만표보다도 더 많았습니다.

이런 사표 발생은 정당의 지지율과 의석수의 괴리를 심화시켜 투표 민심을 왜곡하고 있습니다. 지난 19대 총선의 경우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43%였습니다. 그런데 의석수는 51%로 24석을 더 얻고, 새정치민주연합은 18석을 더 얻었습니다. 반면에 진보정당은 정당지지율에 비해 17석을 잃어야만 했습니다.

국민주권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다른 선진국들은 이미 소선거구제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양원제 또는 최소 지역구 대비 2:1 이상의 비례대표제를 혼합해서 실시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선거제도도 선진화해야 합니다. 이제 구부러진 선거제도 바로 펴야 되지 않겠습니까. 국민주권주의가 훼손되고, 민심이 왜곡되는 것을 알고도 방치해서 되겠습니까. 그런 점에서 중앙선관위가 제안한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진지하게 검토해야 합니다.

제가 국회의원 정수를 360석으로 확대하고, 지역과 비례의석 수 배분을 240석, 120석으로 주장한 것은 헌법재판소의 선거구재획정 결정과 중앙선관위원회 선거법개정 제안을 책임 있게 실현하기 위해서입니다.

헌법재판소 결정대로 선거구 획정하면, 많은 의원님들의 걱정대로 현재의 농촌 지역 국회의원 수는 대폭 줄게 됩니다. 저는 농촌 지역 대표성이 지금보다 더 축소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또 소선구제의 결함을 보완하기 위해서,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를 위해서도, 비례대표는 확대되어야 합니다. 우리 국회의원 정수가 OECD 평균의 절반 수준임을 굳이 앞세우지 않더라도, 특권의 정치를 끝내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치를 위해서는 국회 문턱이 낮춰져야 합니다.

존경하는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국회의원 특권 축소, 정수 확대, 불가피합니다. 정치불신 뒤에서 숨죽이지 마시고, 대의민주주의 완성을 위한 정치개혁에 동참해 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국회의원 정수확대와 선거법 개정이 국민의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우리 정치권이 뼈를 깎는 혁신의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정치 혁신 요구가 높아질 때마다 여야는 앞 다투어 특권 내려놓기, 세비삭감을 천명해왔습니다. 그 약속들 다 어디로 갔습니까? 급한 대로 쏟아놓고 용두사미로 끝맺는 정치가 불신을 심화시켜 왔습니다. 자기 살 도려내듯 기득권을 내려놓는 진실 된 모습, 그것을 보고 싶은 것이 국민들의 솔직한 심정 아니겠습니까?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에 제안합니다. 세비삭감, 특권축소를 실천하기 위해서 '적정세비위원회'를 독립기구로서 설치할 것을 제안합니다. 새누리당은 오픈프라이머리를 당론으로 채택했습니다. 김무성 대표는 "정당민주주의의 시작은 공천권 행사를 국민에게 돌려드리는 것"이라며, "야당이 따라오지 못할 정도의 정당 민주주의를 실현하기로 뜻을 같이했다"고 한껏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대단히 송구스러운 말씀이나 김무성 대표는 정당민주주의에 대해 심각한 오해를 하고 계십니다. 오픈 프라이머리는 정당민주주의에 역행하는 것으로서 국민들께서는 지금까지 정당이 공천을 똑바로 하라고 했지, 공천권을 달라고 요구한 바가 없습니다. 좋은 후보를 공천해서 국민이 마음 놓고 찍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야 말로 정당 고유의 권한이자 책임입니다. 뼈를 깎는 혁신을 통해서 공천 개혁을 이뤄내는 대신 국민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책임 정치와 거리가 멉니다.

더구나 오픈 프라이머리는 자금과 조직력을 가진 지역 명망가, 중진의원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제도로서 참신한 정치 신인에게는 거대한 장벽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오픈프라이머리는 사실상 선거를 두 번 치루는 것과 같습니다. 정당이 할일을 국민에게 미루면서, 중복 선거에 400억이 넘는 혈세를 쓰겠다는 것은 더더욱 어불성설입니다.

각 당이 자율적으로 오픈프라이머리를 하겠다면 굳이 말릴 생각은 없습니다. 그러나 이것을 법제화해서 모든 정당에게 강제시키는 것은 단호히 반대합니다. 얼마 전 문재인 대표는 의원정수를 400석으로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중앙선관위가 제시한 권역별 비례대표제에 대해 찬성입장을 밝히신 바도 있습니다. 저는 그것이 문재인 대표뿐만 아니라 새정치민주연합 많은 의원님들의 뜻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일구었던 세력입니다. 그 어느 정당 보다 절차적 민주주의를 완성시켜 나가야 될 역사적 사명감을 가진 정당이라고 믿습니다. 민주주의를 반석에 올려놓는 일을 두고, 여론 앞에 머뭇거리고 정치적 유불리를 따져 앞장서지 않는다면 국민들은 크게 실망할 것입니다. 선거법 개정에 대한 빠른 당론 결정을 요청합니다.

◆낡은 성장주의 혁신, 소득주도경제가 미래성장의 중심전략입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서민에게 복지를! 부자에게 세금을!' 이 슬로건을 기억하십니까?

10여 년 전 반세기만에 진보정당이 원내에 진입하면서 내건 슬로건입니다. 복지 불모지였던 시절이었음에도, 당시 정치권에서는 '복지병'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대세였습니다.

진보정당은 그동안 보수일색의 한국 정치에서 금기시되었던 경제민주화와 복지, 노동과 생태의 가치를 선도적으로 제시하고, 정치의 중심의제로 만들어왔다고 감히 자부합니다.

정의당은 정의로운 복지국가 실현을 위해 복지증세의 필요성을 일관되게 역설해왔습니다. 증세를 증세가 아니라고 강변하는 정부여당, 복지국가를 말하지만 여론을 의식해 복지증세에 침묵하는 제1야당 솔직히 외롭고 고달프기도 했지만, 이 길이 국민을 위한 길이고, 시대적 사명이라는 자세로 뚜벅뚜벅 걸어왔습니다.

정부여당에서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임을 인정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야 비로소 복지국가를 향한 정치권의 대화가 비로소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여기까지 오는 데 딱 10년 걸렸습니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중부담-중복지를 제시하였습니다. 이는 OECD 평균 수준의 복지를 공동의 목표로 하자는 저의 제안과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 환영합니다. 세금과 복지에 관한 정당간 컨센서스(consensus)가 형성된 만큼, 4월회기 중에, 국회 내 논의기구 설치를 서둘러 주시기 바랍니다.

야당이 주장하는 소득주도 경제론은 성장의 해법에 한계가 있다는 여권의 지적이 있었습니다. 일리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의당도 성장을 위한 미래산업 전략을 구상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래성장을 위해 유념하지 않으면, 안 될 두 가지 점을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첫째, 성장도 시대정신을 먹고 삽니다. 시대에 부합하는 가치혁신 없이 미래의 성장비전은 가능하지 않습니다.

일례로 우리나라 주력산업인 자동차 산업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세계적인 친환경자동차 개발경쟁에서 일본은 물론이고, 중국에 뒤처질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미래 자동차 시장은 저탄소, 연비 경쟁인데, 혁신을 거부하고, 눈앞에 이익을 쫒은 결과입니다. 그럼에도 정부는 국내외 자동차업계의 로비에 굴복하여 '저탄소협력금 제도'의 유예를 선언하였습니다. 환경이 더 이상 비용이 아니라 곧 경제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다면 미래성장을 주도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노동자, 하청기업을 쥐어짜는 노동시장 구조개혁, 대기업 소원수리용 규제개혁은 낡은 성장주의의 유산입니다.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훼손시킬 뿐입니다.

개혁이 기업의 비용절감이 아니라 이해당사자들의 소득, 참여의 관점에서 추진되고 '인간의 존엄성'과 '생태적 지속가능성'이라는 가치혁신이 전제될 때, 우리경제는 새로운 성장의 전망을 열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 저성장시대, 특히 양극화가 심화된 오늘의 한국에서는 소득주도경제야말로 저성장 늪으로부터 탈출하기 위한 중심전략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대기업의 낙수효과가 소멸된 상황에서 복지확대, 임금인상을 통해 아래로부터(bottom-up) 경제 선순환을 도모하는 정책이 절실합니다. 산에 오를 때 쓰는 근육과 내려올 때 쓰는 근육이 다른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저임금 해소를 넘어 새로운 구매력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열어가야 합니다. 노동소득 증가율 1%가 증가하면, GDP 1%를 상승시킬 수 있습니다. 최저임금 1만원은 중소기업과 골목시장을 활성화하고, 고용을 창출하여 서민경제 회복의 마중물이 될 것입니다.

이 플랜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부담을 경감시키는 정부의 강력한 대책과 병행되어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정의당은 카드수수료 인하, 자영업자 금융비용 절감 및 세제혜택, 원·하청 불공정 거래개선과 자영업자의 사회보험 부담을 낮추는 등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에 대한 5대 지원방안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 정부는 소득주도경제의 필요성을 말로만 인정하지 말고 정의당의 제안을 진지하고 신속하게 검토할 것을 촉구합니다.

새정치민주연합에게 제안합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제시하고 있는 생활임금제는 현재 법적으로 보장되는 공공부문 시중노임단가에 크게 미달될 뿐 아니라 소득주도 성장을 추동하기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공공부문에 대해서는 생활임금제가 아니라 시중노임단가의 전면 적용에 힘을 모아주실 것을 요청 드립니다.

◆천문학적 국익손실이 예고된 두 가지 현안에 정치권의 책임을 촉구합니다.

정부의 정책실패, 도덕적 해이에 대해서 책임지는 모습 없이, 재정이 부족하니 복지긴축하자는 것은 한마디로 어불성설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저는 두 가지 현안 문제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 재정파탄 평창 동계올림픽, 분산 개최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회의원 선배·동료 여러분,

작년 인천 아시안 게임은 무려 1조 8700억 원의 빚더미를 인천시에게 안겼습니다. 인천시는 부채 탕감을 위해서 2015년 보육·노인 사회복지예산을 삭감하고, 2029년까지 매년 1336억 원의 부채를 갚아야 합니다.

지금,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한창 준비하고 있습니다. 평창 올림픽의 예산은 2011년 8조 8000억 원에서 4년이 지난 2015년에는 13조 원으로 대폭 증가했습니다. 물가상승과 설계변경 등을 고려하면 사업비는 더 증가할 것입니다.

2014년 말 현재, 강원도개발공사의 부채(알펜시아리조트 건설부채 9800억원)를 포함한 강원도의 부채는 1조 5600억 원, 2018년이면 강원도의 부채는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는 강원도 도민 1인당 130여 만 원에 달하는 빚입니다.

상황이 이 정도면 평창 동계올림픽이 과연 무엇을 남기게 될 것인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이어야 하는지 따져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2014년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은 500억 달러 적자가 발생했고,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은 17년이 지난 지금도 110억 달러 적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급기야 IOC는 지난 12월에 '올림픽 어젠다2020'를 통해서 개최국의 비용 부담과 환경파괴를 줄이기 위해서 '올림픽 분산화(슬림화)'를 거론하였습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은 시간이 없다며, 평창 동계올림픽의 분산개최를 일축했습니다. 대통령이 어떤 근거로 결정했는지 아무도 모르고, 담당 공무원들은 분산개최를 검토하고도 대통령 한마디에 설설 기고 있습니다.

'지역 개발사업에 반대하는 사람은 낙선된다'는 통념에 갇힌 정치는 강원도의 재정파탄, 민생파탄이 한 눈에 보임에도 국익을 따지지 않고 표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평창 동계 올림픽 분산 개최는 경기장을 새롭게 건설하는 대신에 리모델링만 하면 되기 때문에 시간을 단축시킬 뿐만 아니라, 원시림 가리왕산을 지킬 수 있습니다. 4개 경기종목(아이스하키,피겨,소트트랙,알파인 활강)만 분산 개최하면 경기장 건설비용으로 4000여 억 원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관련된 도로와 부대시설까지 포함하면 비용절감효과는 1조원에 달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회의원 선배·동료 여러분께 호소 드립니다.

국회가 책임을 다해서 평창올림픽 분산개최에 힘을 모아 주시기 바랍니다.

□ 5조1328억 론스타 소송 대책을 묻습니다.

지금부터 한 달 후인 5월 15일부터 미국 워싱턴에서는 한국정부와 론스타가 투자자-국가 소송에서 맞붙는 '세기의 재판'이 시작됩니다.

론스타는 외환위기 직후 국내에 들어와 2012년 외환은행 매각 시기까지 4조 6억이 넘는 돈을 벌어 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서 한국정부가 승인을 지연하고, 차별적 과세로 손해를 봤다며 투자자국가소송(ISD)를 제기했습니다.

정부를 통해 확인한 바 론스타가 한국정부에 청구한 금액은 5조1328억(46억7900만 달러)에 달합니다.

제가 확보한 론스타 소송 관련 자료에 의하면, 한덕수, 전광우, 김석동 등 전임 고위 경제 관료들이 워싱턴 중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께 3가지 요청 드립니다.

지난 해 9월경 론스타가 청와대에 소송 가액 보다 낮은 두 가지 협상안을 비공개로 제안했다고 하는데 이것이 사실인지, 그리고 어떻게 대응했는지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론스타 벨기에 법인은 '페이퍼 컴퍼니'입니다. 대부분의 투자보호협정의 경우에서 일반적으로 페이퍼 컴퍼니는 '혜택의 부인 조항'에 의해 보호를 받지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2011년 이명박 정부 때 발효된 한-벨기에 투자보호협정에는 페이퍼 컴퍼니에게는 혜택을 주지 않는 '혜택의 부인조항’'이 없습니다. 오히려 워싱턴의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서 소송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론스타에게 유리한 조항이 포함 되었습니다. 그리고 2012년 11월 론스타가 ISD 소송을 제기할 때까지 당시 이명박 정부에서는 어떠한 추가협상도 없었습니다.

누가 봐도 명백히 '국익'에 반(反)하는 협상이었습니다. 저는 2007년부터 한미FTA ISD 조항에 우려와 함께 폐기를 제기해 왔습니다. 론스타가 ISD 소송을 거론하는 상황에서는 페이퍼 컴퍼니의 문제점을 여러 차례 지적한 바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새누리당 정권하에서 '왜 이런 매국적인 협상이 이루어 졌는지' 당시 협상 과정을 철저히 조사하여 국민 앞에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5조1328억이면 경상남도가 아이들 무상급식을 80년 동안이나 할 수 있는 돈입니다. 정부는 5조1300억이 넘는 국민의 혈세가 해외의 투기자본에 빠져 나가 국익이 손상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 주시기 바라며, 그 대책을 마련하여 국회에 보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랑하는 국민여러분

결코 잊을 수도 없고, 잊혀 져서도 안 될 4월 16일입니다. 모두가 세월호 이전과 이후에 대한민국은 달라져야 한다고 외쳤지만 맹골수도, 그 바다 속에는 아직도 9명의 국민이 있습니다. 오늘도 유가족, 실종자 가족들은 삭발을 하며 거리로 나섰습니다.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송구합니다.

정부에게 촉구합니다. 오는 4월 16일까지 세월호 특별법 취지와 어긋난 시행령을 철회하고, 세월호 인양을 확정해 주시길 바랍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