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아프로, 산와, KJI 등 일본계 대부업체 3곳이 한국 대부업 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서민금융 업종인 대부업계와 저축은행으로 일본계가 영역을 크게 확대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이 새정치민주연합 황주홍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일본계가 대주주로 있는 아프로파이낸셜, 산와머니, 미즈사랑, KJI 등 4개 업체의 자산이 지난해 상반기 기준 4조2836억원으로 나타났다.

자산 100억원 이상 대부업체의 자산이 10조1605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이들 일본계 대부업체가 한국 시장의 42.4%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4곳의 비중은 2012년 말 35.6%에서 1년 반만에 7%포인트 가까이 급증했다.

서민들이 소액 급전을 빌려쓰는 한국 대부업 시장은 일본계인 아프로그룹이 사실상 독주하는 가운데 같은 일본계인 산와머니가 2위로 그 뒤를 쫓고 있다. 이외에 나머지 회사는 시장에서 영향력이 미미한 모습이다.

대부업체 자산 1위인 아프로파이낸셜의 자산 2조5249억원으로 자산 100억원 이상 전체 대부업체 자산의 24.9%를 차지한다. 아프로파이낸셜은 자회사인 미즈사랑의 점유율(2.8%)까지 합치면 점유율이 30%에 육박한다.

역시 일본계인 산와머니의 자산은 1조2000억원으로 대형 대부업체 자산의 12.4%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계인 J트러스트가 소유한 KJI의 경우 자산이 2135억원으로 2.1% 비중이다.

국내 대부업체 중에서는 웰컴론(웰컴크레디라인)이 자산 7064억원으로 3위에 올라 있지만 점유율은 7%에도 미치지 못한다.

일본계는 국내 업체와 달리 대부분 개인신용 대부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거래자가 국내 기업보다 2~3배 많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특히 이들은 낮은 금리의 일본자금을 들여오고 있어 조달 비용 측면에서도 국내 업체들보다 경쟁력이 갖추고 있다.

문제는 또 다른 서민들의 자금 조달처인 저축은행 역시 이미 일본계가 잠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계 대주주가 소유한 SBI, OSB, 친애, OK, JT 등 5개 저축은행의 자산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7조4819억원으로 전체 대부업 자산의 19.8%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SBI저축은행의 자산은 3조7729억원으로 저축은행 전체 자산의 10%에 달한다.

황주홍 의원은 "일본계 사금융은 저금리 자금을 들여와 한국 서민금융시장을 잠식하고 금융의 다양한 정책적인 부분을 좌시한 채 이윤 추구에만 매몰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당국 차원에서 적절한 관리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