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형제봉 매표소 부근서 발견]노무현 자살 악몽 현실화..검찰,거센역풍에 자원외교 비리수사 차질 우려
2015-04-09 18:01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32분쯤 북한산 형제봉 매표소에서 등산로를 따라 300m 떨어진 지점에서 산속으로 30m 더 들어간 곳에서 성 전 회장이 나무에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경찰 증거채취견이 발견했다.
증거채취견 '나로'가 가족이 제공한 성 전 회장 의복의 냄새를 맡고 성 전 회장이 평소 자주 다니는 곳으로 알려진 형제봉 등산로에 투입돼 수색한 결과 성 전 회장을 찾은 것.
성 전 회장의 옷 주머니와 성 전 회장이 발견된 곳에서 10여m 떨어진 지점에 그의 휴대전화 2대가 각각 발견됐다.
성완종 전 회장의 자살은 자신의 주장과 달리 검찰 수사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구속 위기에 직면했고 정치적 재기나 기업인으로서의 왕성한 활동도 앞으로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자원외교 관련 비리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임관혁 부장검사)는 지난 6일 성완종 전 회장의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은 2006년∼2013년 5월 회사 재무상태를 속여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 지원되는 정부융자금과 금융권 대출 800억여원을 받아내고 관계사들과의 거래대금 조작 등을 통해 250억원 정도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횡령)를 받았다.
하지만 성 전 회장은 8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한 긴급 기자회견에서 “2007년 한나라당 후보경선에서 박근혜 후보 당선을 위해 열심히 뛰었지만 이명박 후보가 대선후보로 확정됐다”며 “박 후보의 뜻에 따라 이명박 후보 당선을 위해 노력했지만 돌아온 것은 경남기업의 워크아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어떻게 MB정부 피해자가 MB맨일 수 있겠느냐?”며 “인수위 첫 회의 참석 후 중도사퇴를 했고 인수위에서 활동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경남기업이 해외 자원개발 지원금 명목으로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성공불융자금'을 빼돌렸다는 자신의 혐의 사실에 대해선 “성공불융자금 집행은 '선집행 후정산' 방식이어서 사적 유용은 있을 수가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제일 큰 문제는 성 전 회장이 자살함에 따라 검찰은 또 다시 ‘정치검찰’이라는 엄청난 역풍을 맞게 되고 자원외교 비리 의혹 수사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
지난 2009년 5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재임 중 친인척 비리로 조사를 받다가 사저 뒷산의 부엉이바위에서 투신해 자살한 후 검찰은 엄청난 비난 여론에 시달려야 했고 관련 수사도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다.
검찰은 자원외교 비리 의혹 수사를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를 통해 “불행한 일이 발생해 안타깝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족에게 조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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