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게이·레즈비언 청소년 ‘개조 치료’ 즉각 금지해야”
2015-04-09 17:04
백악관측 “오바마, 개조치료 비관한 트렌스젠더 여학생 자살 사건에 충격받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사진=신화통신]
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국 내 게이, 레즈비언, 트렌스젠더 청소년들을 상대로 행해지는 이른바 ‘개조 치료’에 대해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8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발레리 자렛 백악관 선임고문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개조’(conversion) 또는 ‘회복’(reparative) 요법이라 불리는 이 치료법이 “청소년들의 삶에 잠재적으로 엄청난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우려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과학적 증거들을 보면 이런 치료는 의학적으로도, 도덕적으로도 적합하지 않을 뿐 아니라 특히나 청소년들에게 행해질 때는 부수적 악영향까지 생길 수 있다”며 “이런 치료 행위를 금지하고자 하는 노력을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자렛 고문은 NYT에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오하이오주에서 발생한 트렌스젠더 여학생의 자살 사건에 충격을 받아 이런 조치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릴라 알콘(17)이라는 이름의 이 학생은 부모가 자신을 사내 아이로 되돌리기 위해 ‘개조 치료’를 강요한 것을 비관,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인 텀블러에 자살 암시 글을 남기고 실제 견인 트레일러에 몸을 던져 자살해 미국 사회의 충격을 줬다.
미 언론은 이번 성명은 그동안 동성애자 등 성소수자에 대해 열린 태도를 보여온 오바마 대통령의 성향이 그대로 담긴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