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호텔라온제나, 납품업체 물품대금 등 수억원 미지급 '논란'…피해업체들 '실력행사 나설 듯'

2015-04-07 15:22
납품업체들 '대금지급 요구'…호텔측 '범어 세인트웨스튼호텔 책임'

아주경제 김병진 기자= 대구 수성구에 위치한 유명 호텔이 식자재 등을 납품하는 소규모업체에 물품대금 등 수억원을 제때 지급하지 않고 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

7일 납품업체 등에 따르면 호텔라온제나(구 범어 세인트웨스튼호텔)가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물건을 납품 받는 과정에서 적게는 4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4000만원 등 물품대금 및 인건비 8억여원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이 호텔은 포스코건설이 지난해 당시 범어 세인트웨스튼호텔 공사에서 회수하지 못한 공사채권을 현물 출자해 주식 전량인 10만주를 498억원에 매입, 신규 설립한 법인인 포스코엔지니어링이 지난 2월께부터 운영 중이다.

포스코의 호텔 인수설 등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납품업체들은 세인트웨스튼호텔 물품구매 담당 간부직원에게서 "포스코가 호텔을 인수하게 되면 미지급금 전액에 대한 결제 부분이 해결될 것"이라는 말을 믿고 납품을 계속 했다.

하지만 호텔 측 약속과는 달리 대금이 수개월째 지급되지 않아 지역의 영세업체들인 대다수 납품업체들은 부도 위기에 처하는 등 사지로 내몰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납품업체 한 관계자는 "당장 직원들과 딸린 식구들이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며 "대기업이 운영하는 호텔에서 영세업체가 돈을 받지 못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또 "세인트웨스튼호텔 직원 대부분이 그대로 고용승계돼 호텔라온제나에서 근무해 그 내막을 잘 알면서도 결제 부분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며 "이는 대기업의 전형적인 갑의 횡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호텔라온제나 관계자는 "범어 세인트웨스튼호텔 측이 책임져야 할 문제"라며 "호텔라온제나가 관여하거나 대응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세인트웨스튼호텔 물품구매 담당 간부직원의 발언에 대해서는 "현재 호텔라온제나에 근무 중인 많은 사람들은 사직서를 쓰고 재고용돼 재입사한 것이다. 현 시점에서 어떤 의견을 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납품 피해업체들은 호텔라온제나 출입구 등에 집회 신고를 마치고 오는 18일부터 피켓 시위에 들어가는 등 실력행사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