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두뇌 AP, 자동차로 이식 시작됐다"

2015-04-07 12:00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AP(Application Processor)업체들이 자동차로 시장영역 확대를 시작해 새로운 경쟁구도가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 김범준 책임연구원은 7일 '스마트폰의 두뇌가 자동차에 이식되기 시작하고 있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ADAS의 도입으로 자동차와 IT 산업간 협력과 경쟁 가능성이 열린 상황에서 모바일 AP 도입으로 이전에는 생각하지 못한 경쟁 구도가 펼쳐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올해 초 열린 2015 전미가전박람회(Consumer Electronics Show·이하 CES)에서 주요 모바일 AP 제조업체들인 NVIDIA, 퀄컴(Qualcomm), 인텔(Intel) 등은 AP를 이용한 자동차용 솔루션들을 선보이며 적극적인 관심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특히 컴퓨터 그래픽 관련 전문 기업으로 잘 알려진 NVIDIA는 2015 CES에서 컴퓨터 그래픽 관련 솔루션들을 선보이지 않고 자동차 관련 솔루션들만 전시했다. NVIDIA는 자율주행 개발 플랫폼인 Drive PX와 인포테인먼트 개발 플랫폼인 Drive CX을 선보였는데, 두 플랫폼 모두 NVIDIA가 개발한 최신 모바일 프로세서인 Tegra X1에 기반을 둔 기술이다.

퀄컴역시 CES 전시장에 자사의 모바일 AP인 스냅드래곤(Snapdragon)을 탑재한 자동차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선보이며 자동차 시장에 대한 진출 의지를 나타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보고서는 "모바일 AP업체들이 자동차 시장에 진입하고자 하는 이유는 모바일 AP가 가지고 있는 빠른 그래픽 처리 능력 및 통신 기술을 자동차에 적용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일 것"이라며 "스트래지 애널리스틱스(Strategy Analytics)는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이 2013년 275억달러에서 2021년 410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AP 업체들이 자동차시장에 뛰어들기 위해서는 다양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모바일에서는 저전력, 저발열이 모바일 AP의 중요한 설계 요소들이지만 자동차에서는 저전력, 저발열과 함께 모바일 기기 대비 가혹한 외부 환경에서 오동작 없이 지속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내구성 및 신뢰성, 안정성 등도 중요한 설계 요소라는 것이다.

또 스마트폰의 경우 2년 이상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 않지만, 자동차의 경우 10년 이상 사용하는 경우도 많아 자동차에 들어가는 AP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 및 업그레이드에 어려움을 있을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에 따라 기존 대형 자동차용 반도체 업체들인 Freescale, Renesas, Infineon STMicro, NXP 등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서는 예측했다.

김 책임연구원은 "스마트폰의 등장이 기존 핸드폰 산업을 크게 뒤흔든 것처럼, 모바일 AP 도입으로 발생할 자동차와 모바일 융합 환경에서는 이전에는 생각하지 못한 경쟁 구도가 펼쳐질 수 있다"며 "자동차 산업의 기존 플레이어들은 전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다양한 경쟁자들의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변화를 신속하게 적용하지 못하는 기업들은 스마트폰 시대에 사라져 버린 노키아와 모토롤라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