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협상] 막판 팽팽한 줄다리기.. 타결 낙관속 결과 지켜봐야

2015-03-31 18:38

이란 주요 핵시설[그래픽=연합뉴스]

아주경제 권석림 기자 = 이란 핵 협상 마지막 날인 3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등 국제사회와 이란 간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면서 협상 타결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서방 주도의 국제사회와 이란은 12년간 계속된 이란 핵 문제 해결 의지가 어느 때보다 높아 협상 타결이 기대된다. 핵 협상이 타결되면 미국과 중동 국가들간 관계 재정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북한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란 수도 테헤란은 벌써부터 서구 투자자들과 금융 서비스 기업들이 핵협상 타결 이후를 대비하고 있다. 주요 비즈니스호텔은 대부분 예약이 찼다. 친서방 금융 전문가들은 현지 상황 브리핑과 견학을 요구하는 외국 투자관리자들과 매일 만나고 있다. 국제유가도 30일 이란 핵협상이 타결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과 달러화 강세 기조의 영향으로 하락세로 마감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날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유엔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중국)과 독일(P5+1), 이란 외무장관 간 전체회의 최종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현재 협상 테이블에 오른 가장 큰 쟁점은 △이란이 주장하는 즉각적인 경제 제재 해제 △이란 소유 농축우라늄의 해외 반출을 통한 핵무기화 지연 △해외 반출이 불가능할 경우 현지 사찰 허용 등이다.

지금까지 외신을 통해 흘러나온 소식을 종합하면 양측은 이번 합의안의 유효 기간을 15년으로 하고,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는 점진적으로 완화한다는 데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합의 유효 기간을 가급적 단축하고, 즉각적인 제재 해제를 주장했던 이란 쪽이 양보를 한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CNN은 이란이 원심분리기 수를 6000기 미만으로 줄이는 데 사실상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미국은 고농축우라늄을 얻는 데 사용하는 원심분리기 숫자를 4000개로 제한하려 했고, 이란은 평화적 이용을 위해 1만개는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스위스 일간지 트리뷘 드 즈네브는 "이란이 농도 5% 이상 우라늄 농축을 포기하는 대신, P5+1 측이 이란의 민간 분야 우라늄 활용을 위해 의료용 동위원소를 제공하는 내용도 담겼다"고 회담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타결 낙관 분위기속에 막판 변수도 있다. 이미 합의가 된 것으로 알려진 이란이 비축해둔 핵물질을 러시아로 반출하는 방안에 대해 이란이 막판에 반대하고 나서면서 협상장이 다시 술렁였다.

AFP통신은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차관이 이란 기자들에게 "비축된 농축 우라늄의 반출은 우리의 프로그램에 들어있지 않다. 우리는 이를 외국에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농축우라늄을 희석해 보관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정기적으로 사찰해 군사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막는 대안을 생각 중이라고 AP통신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