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학 5학년 이상 12만명…등록금만 600억원 넘어”

2015-03-23 08:24
수업료 강제 징수에 기숙사 이용마저 차별

[안민석 의원실]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대학을 8학기 만에 졸업 못한 5학년생들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9학기 이상 등록자가 지난해 12만여명에 달하고 이들이 납부한 등록금만 최소 600억원이 넘어 사회적 손실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안민석 의원(새정치연합)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2014년 전국 4년제 대학 9학기 이상 등록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66개 대학에서 9학기 이상 등록한 학생 수는 총 12만여명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작년 한해 납부한 수업료는 최소 6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추정됐다.

자료에 따르면 대부분의 대학교들이 9학기 이상 등록금 산정 기준을 ‘1~3학점은 학비의 6분의 1, 4~6학점은 학비의 3분의 1, 7~9학점은 학비의 2분의 1, 10학점 이상부터는 학비 전액’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전국 4년제 대학의 한 학기 평균 등록금 318만원으로 나타났다.

9학기 이상 등록한 12만여명이 납부한 등록금은 최소 학점 수강시 한 학기 등록금의 6분의 1 수준인 50만원 이상을 납부해야 하므로 최소 6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반 재학생들과 차별하는 학교도 있었다.

졸업유예제도를 운영한다고 응답한 117개 대학 중 약 14.5%인 17개 대학은 졸업유예생들의 기숙사 이용 신청조차 제한하고 있었고 2개 학교는 취업이 가장 절실한 이들에게 일부 취업지원프로그램을 제한하고 있었다.

74개 대학은 졸업요건을 채워 더 이상 수업을 듣지 않아도 되는 학생들까지 의무적으로 수강 신청하도록 해 수업료를 청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숙사 이용을 제한하고 있는 대학은 “기숙사는 한정된 공간이기 때문에 온전히 학점을 등록한 학생들에게 배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취업을 제한하는 한 대학 관계자는 “일부 취업지원 프로그램은 모든 학기를 다 수강하는 학생들만 이용할 수 있다”며 “이미 졸업요건을 다 채운 학생들에게 학교에 남게 해주는 것 자체가 학교의 배려” 라고 답변했다.

안민석 의원은 “사상 최악의 청년실업대란은 경제 정책의 실패로 대학들이 학생들의 취업을 지원하기는커녕 돈벌이 수단으로만 여기며 학교 밖으로 내 몰 궁리를 하고 있는데 교육부는 대학들이 대학 5학년생들에게 과도한 등록금을 징수하지 못하게 지침을 마련하고 대학 평가지표에서 이런 학생들이 불리한 요소로 작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정부도 기업과 함께 양질의 일자리 정책을 세우고 특히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을 바로 세워 불필요한 스펙 쌍기 경쟁을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