늪에 빠진 마트업계, '매출 3년째 줄고 영업이익은 반토막'
2015-03-23 17:11
'최저가 전쟁'에 수익성 악화 심화 우려도
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국내 마트업계가 지난 3년간 매출 감소에 영업이익은 반토막 나는 등 총체적 위기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침체와 의무휴업 규제 등이 가장 큰 이유다. 게다가 최근 불거지고 있는 '최저가 전쟁'은 해당 업계의 수익성을 더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울한 분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어서 마트 업계는 올 한해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 마트 빅3, 의무휴업 후 3년연속 역성장에 영업이익률 28~48%↓
23일 대형마트 3개사의 자체 실적 분석에 따르면, 롯데마트의 지난해 매출은 5조9900억원으로 2013년(6조4600억원)보다 7% 정도 줄었다. 영업이익도 3160억원에서 2240억원으로 29% 급감했다. 영업이익률은 4.9%에서 3.7%로 1.2%포인트 하락했다.
2011년 3610억원이던 영업이익도 2012년 4월 '의무휴업(한달 중 이틀)'이 적용된 이후 3년째 내리막이고, 영업이익률도 2010년 6.2%에서 불과 4년사이 약 절반인 3.7%로 추락했다.
업계 1위인 이마트 역시 2012년 이후 신규 점포를 뺀 기존점들의 매출이 △2012년 10조900억원 △2013년 10조800억원 △2014년 10조800억원 등으로 3년동안 줄거나 정체됐다. 2011년 8%대(8.5%)에 이르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6%대(6.1%)에도 겨우 턱걸이했다.
최근 홈플러스의 전년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증감률을 보면, 매출(기존점 기준)은 △2012년 -4.4% △2013년 -4.9% △2014년(잠정) -1.5%, 영업이익은 △2012년 -21.2% △2013년 -24.4% △2014년(잠정) -0.1% 등으로 모두 3년 마이너스(-)다. 지난해 영업이익률(3.3%)도 2011년(6.4%)과 비교하면 무려 48%나 낮아졌다.
◇의무휴업에 따른 매출 손실 업체당 연 6000억 수준
이 처럼 대형마트들의 수익성이 크게 나빠진데는 로열티 부담(홈플러스), 정규직 전환에 따른 인건비 증가(이마트) 등 개별업체별 변수도 일부 영향을 미쳤지만, 공통적으로 내수 침체와 의무휴업 규제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2012년 이후 대부분의 지역에서 마트들이 한달 중 주말 이틀, 1년 22일 이상 문을 닫으면서 매출이 급감한 반면 인건비나 점포 유지비 등 고정비용은 줄지 않거나 오히려 늘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이마트의 경우 작년 한 해 의무휴업 준수로 입은 매출 손실액이 6500억원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휴업 일수가 20일이 넘는데다 대부분 주말이기 때문에 매출 손실이 클 수밖에 없다"며 "경기가 좋을 때면 어느 정도 상쇄가 될 수 있지만, 내수까지 얼어붙은 상황이라 마트 영업은 거의 한계에 이른 상황"이라고 전했다.
◇발목 잡는 최저가 경쟁…수익성 더 악화
이런 가운데 최근 유통업계는 닫힌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다시 '10원이라도 더 싸게' 방식의 최저가 경쟁에 나서고 있다.
그 결과 최근 8일(12~19일) 대형마트 '빅3'의 신선식품 매출은 2주전보다 7~59%, 작년 같은 기간보다 6~12% 늘어나는 등 실제로 어느정도 효과도 봤다. 하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여전히 걱정이 많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신선식품 할인 행사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컸고, 실적도 기대 이상이다"며 "대신 높은 할인율에 따른 마진축소는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