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사 중간배당 39곳…전체 2% 불과

2015-03-22 14:55

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국내 상장사 가운데 중간배당을 실시하는 기업은 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배당규모 뿐만 아니라 횟수도 크게 못 미치는 셈이다.

22일 한국거래소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2014년 중간배당(분기배당 포함)을 실시한 국내 상장사는 모두 39곳으로, 전체 상장사 1834개사의 2.1%에 그쳤다.

시장별로 유가증권시장의 포스코, 삼성전자, SK텔레콤, 하나금융지주, 에쓰오일, 두산, KCC, 대교, 현대증권, GKL 등 28개사가, 코스닥시장에서는 파라다이스, 메디톡스, 리드코프, 청담러닝, 경동제약 등 11개사가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상장사 가운데 각각 3.6%, 1.0%만이 중간배당을 했다. 2012년과 2013년에 중간배당을 한 상장사는 두 시장을 통틀어 38곳씩이었다.

이에 비해 미국 등 선진 시장에서는 중간배당이 활성화 돼 있다. 대다수 상장기업이 연 4회에 걸쳐 정기적으로 분기배당을 한다.

지난해 애플은 2월과 5월에 보통주 1주당 3.05 달러와 3.29 달러를 배당했다. 또 8월과 11월에는 0.47 달러씩을 배당했다. 3M은 분기마다 0.86 달러를 배당했고 셰브론은 약 1 달러씩을 배당했다.

미국에는 매월 배당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미국에서 매월 배당을 하는 기업은 지난달 기준 리츠(부동산투자회사) 등을 중심으로 747개사다.

이다원 기업지배구조원 선임연구원은 "연간, 분기, 월말 등 다양한 종류의 배당을 하는 미국과 달리 한국기업은 대부분 연간배당뿐"이라며 "배당 결의부터 지급까지 걸리는 시간도 한국은 3∼4개월이지만 미국은 1∼3개월로 짧다"고 말했다.

한국과 미국 등 모두 기업은 자율적으로 정관에 따라 중간배당을 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시민단체와 주주들은 중간배당 도입을 끊임없이 요구해 왔지만, 기업들은 재무적 부담 등을 이유로 꺼려왔다.

그러나 최근 주주 친화적 경영이 중시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중간배당도 서서히 늘어나는 추세다.

작년 한국전력 부지를 낙찰 받은 후 주주 이익을 무시했다는 비판 속에 주가가 급락하는 등 홍역을 치른 현대차는 배당 규모를 늘리고 중간배당도 도입하기로 했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에서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중간배당은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그간 상장사들이 주주 권익 보호에 지나치게 소극적이었지만, 앞으로 주주친화 경영이 강조되면서 배당횟수도 증가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