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내 성인오락실(일반게임장) 불법영업 기승…서민피해 잇달아
2015-03-23 00:00
아주경제 최주호 기자=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수면 아래로 잠겨 있던 성인오락실들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근 성인오락실들이 사행성이 강한 게임장에서 일반 서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일반게임장(일명 100원짜리 동전게임장)으로 전환해 영업을 하고 있지만, 서민들의 피해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북지역에는 90여개의 성인오락실 일반게임장들이 정상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포항지역엔 남구 5개, 북구 6개 등 총 11개의 성인오락실이 운영되고 있어 도내 전체 성인오락실의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단속망을 교묘하게 피하기 위해 게임기에서 획득한 금액을 카드에 점수를 적립하는 방식으로 변경, 업주와는 무관하게 이용객들끼리 적립 점수(일명 딱지)를 사고 파는 행위가 자행되고 있어 사행성을 부추기고 있다.
제보자에 따르면 현금 1만원에 딱지 1만5000점, 2만원에 딱지 3만점 등으로 게임장 밖에서 이용객들끼리 이 같은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업주들은 게임장 안에서 현금 거래가 이뤄지면 단속에 걸린다며 게임장 밖에서 현금 거래를 하도록 유도하고 있어 불법과 편법이 판치고 있다.
제보자 A씨는 “3일 동안 오락실 기계 4대에 200만원이 넘는 현금이 들어갔지만 카드에 적립된 금액은 없다”며 “100원짜리 게임에서 작은 금액이라도 맞으면 동전으로 나와야 하지만 일정한 금액이 맞춰지지 않으면 기계에서 뺄 수가 없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어 업주들의 농간에 서민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역 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일명 황금성이라는 게임기는 적립금액이 2만5000점이 되어야만 돈을 뺄 수 있고, 손오공이라는 게임기는 적립금액이 1만8000원이 되지 않으면 뺄 수가 없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어 업주들의 불법영업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 경찰, 성인오락실 영업실태 몰라 단속 손 놓아
이처럼 도내 성인오락실(일반게임장)이 사행성으로 치달으면서 서민들의 피해가 늘어가지만 경찰은 실태파악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경찰이 단속에 손을 놓고 있는 사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서민들에게 돌아가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경북지방경찰청 관계자는 “4월부터 성인오락실, 성매매와 관련해 집중 단속에 들어갈 예정이지만 현재까지는 제보나 민원에 의존해 단속에 나서는 입장”이라며 “단속 인력도 부족하지만 불법을 찾아내기도 어렵다. 기계 개·변조에 대해서는 단속에 나서도 게임물관리위원회에 감정을 의뢰해야 하는 절차가 있어 실효성을 거두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포항의 성인오락실 이용객 A씨는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11시 30분까지 오락기계 1대에 1시간당 1만원, 14만원 정도가 들어간다”며 “70대의 오락기계에 들어가는 돈이 하루 700만~1000만원이 넘을 뿐만 아니라 업주가 기계를 개·변조하면 피해는 모두 서민들의 몫이 된다”고 말했다.
◇ 사업자등록 없어 탈세 의혹
경북도내 성인오락실의 경우 게임물 이용 인허가만 받고 세무서에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은 채 영업하는 곳이 대부분이어서 탈세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성인오락실 영업장은 오락기계 대수에 따라 하루에 현금만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수익을 올리고 있어 일반게임장 탈세에 대한 관계기관의 철저한 진상조사가 이뤄져 탈세를 예방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포항세무서 관계자는 “실제 일일 거래되는 금액과 영업장 수익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한 실태를 몰라서 조사를 하지 못했다”며 “경찰의 단속이 이뤄지면 조사결과를 토대로 과징금을 추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