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개성공단기업 대표단 건의문 접수 거부…남북 간 긴장감 최악

2015-03-18 15:33

북한이 남북 당국간 협의를 거쳐 노동규정이 개정돼야 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단의 건의문 접수를 거부한 것으로 18일 전해졌다. 사진은 도라전망대에서 바라본 개성공단. [사진=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북한이 남북 당국간 협의를 거쳐 노동규정이 개정돼야 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단의 건의문 접수를 거부한 것으로 18일 전해졌다.

통일부 당국자에 따르면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을 비롯한 입주기업 대표단 14명은 이날 개성공단을 방문,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 등 북측 관계자들과 만나 2시간가량 면담했다.

대표단은 이 자리에서 기업 대표들이 서명한 건의문을 북측에 전달하려 했지만 북측은 접수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단이 전달하려던 건의문은 △북측의 일방적인 노동규정 개정은 바이어와 고객, 외국인 투자자를 포함한 입주예정기업들의 신뢰를 저버릴 것이며 △남북당국간 협의를 거쳐 확정하는 것이 신뢰성을 크게 향상시킬 것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노동규정이 강행되면 신규 기업들이 투자하지 않을 것이며 현재 가동 중인 기업들도 남측 정부의 행정조치와 고객 및 바이어의 신뢰 상실 등으로 기업활동을 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이 건의문에는 전체 124곳의 입주기업 중 115곳이 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이 기업들을 상대로 어떤 입장을 밝혔는지는 구체적으로 전해지지 않고 있지만 "노동규정 개정은 주권사항"이라는 종전 입장을 반복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북측이 기업들의 건의문 접수마저 거부하면서 북한의 일방적인 임금인상 통보로 촉발된 개성공단을 둘러싼 남북 간 긴장감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11월 최저임금 인상 상한선 폐지 등 개성공업지구 노동규정 13개 조항을 일방적으로 개정하고 지난달 월 최저임금을 3월부터 70.35달러에서 74달러로 인상하겠다고 통보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