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도 넘어가는 "악마의 목소리"…중국 보이스피싱 문제 '골머리'

2015-03-16 15:57

중국 여배우 탕웨이도 지난해 보이스피싱에 당했다. 피해액수가 21만 위안, 우릿 돈으로 3700만원에 달해 화제가 됐다.  [사진=아주경제 남궁진웅 기자 timeid@]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당국이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유명 연예인들마저 보이스피싱에 낚여 거액의 피해보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는 것.

올 들어 중국 춘제(春節) 직전 대만에서 활동하는 여성 연예인 위샤오판(兪小凡)이 전화사기로 800만위안(14억 원)이라는 거액을 털렸다고 중국 법제만보(法制晩報)가 1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지난 해 12월 중국 대륙에서 영화를 촬영할 당시 '상하이 공안'이라 사칭한 상대방은 국제전화사기에 연루됐으니 은행 계좌를 조사해야겠다고 요구했다. 깜짝 놀란 위샤오판은 상대방이 시키는 대로 인터넷뱅킹을 통해 6차례에 걸쳐 800만 위안을 송금했다.

지난해 1월에는 중국 여배우 탕웨이(湯唯)가 보이스 피싱(전화 금융사기)을 당한 사실이 공개됐다. 당시 탕웨이의 피해 액수가 21만 위안(약 3700만원)에 달해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중국에서 보이스피싱 피해사례가 잇달아 적발되면서 올해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에서도 보이스피싱은 주요 의제로 논의됐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대표이자 중국 은행감독위원회 소비자보호국장인 덩즈이(鄧智毅)는 중국에서 전화사기 피해 규모가 매년 100억 위안(약 1조10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덩 국장은 특히 노인들의 은퇴자금이 공격대상이 되면서 개개인의 피해규모가 작지 않아 가정이 파탄 나고 피해자가 정신적으로 붕괴하는 일도 잦다며 공안과 은행이 공동대응에 나서서 보이스피싱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3월 15일 소비자의 날을 맞아 중국 중앙(CC)TV에서 방영한 소비자고발프로그램 '3.15완후이(晩會)'에서도 보이스피싱 문제를 지적했다. 

CCTV는 중국 대표 통신업체인 차이나모바일과 차이나톄퉁이 보이스피싱 업체에 전화회선을 불법 개통해주면서 보이스피싱을 사실상 눈감아 주고 있다며 보이스피싱의 공범으로 전락했다고 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