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D&D 상장…SK케미칼 계열분리 나서나

2015-03-15 14:53

[SK케미칼]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이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다.

최창원 부회장의 계열분리는 해묵은 이슈지만, 자신이 경영하는 계열사의 판교이전과 지분구조개편 등 차근차근 정지작업을 벌여왔다.

이 가운데 최 부회장이 경영하는 SK가스가 그룹 주력 정유업을 책임지는 SK에너지와 사업적으로 충돌하며 미묘한 대치국면을 자아내 관심이 쏠린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최창원 부회장이 지분 조정을 통해 SK케미칼-SK가스-SK D&D로 연결되는 지배구조를 정비하고 있다.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한 SK케미칼은 최태원 SK 회장의 지분이 3.11%다. 여기에 최창원 부회장은 지난해 말 SK가스 지분 전량(6.12%)을 팔아 SK케미칼 지분을 기존 13.81%에서 16.97%로 확대했다. 현재 SK케미칼의 주요 주주는 최 부회장에 이어 국민연금, 쿼드자산운용이 각각 11.8%, 5.12%를 보유하고 있다.

SK케미칼은 SK가스 지분 55.54%를 확보하고 있다. SK가스는 지난해 9월 SK건설로부터 SK D&D의 지분을 매입해 현재 40.3%의 지분율로, 31.3%의 최창원 부회장과 함께 SK D&D를 지배하게 됐다.

SK D&D는 이달 13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주권예비심사 신청서를 거래소에 제출했다. 오는 6월까지 공모와 상장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부동산 개발사업과 신재생에너지 개발사업을 영위하는 SK D&D는 부동산 개발 매출이 증가하며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1749억원, 영업이익은 252억원으로 전년대비 34.4%, 156.1% 씩 증가했다. 이는 2004년 출범 이후 최대 실적이었다.

재계 일각에선 최창원 부회장이 SK D&D 상장 이후, 보유 지분을 팔아 SK케미칼의 지분을 더욱 늘리며 지배력을 확대할 것으로 분석한다.

그룹과 최 부회장측은 계열분리 이슈를 부정해왔지만, 사업적으로 상생하기 어려운 구도가 부각되는 것도 관심을 끈다.

정유업 불황으로 적자를 내고 있는 SK에너지가 신규 수요 창출을 위해 LPG(액화석유가스) 시장 진출을 꾀하며 SK가스와 대립각을 세워 왔다. LPG 시장 최대 수요처인 택시 시장에서 경유 택시를 보급하려는 게 대표적이다.

정부는 오는 9월부터 유로6 환경기준을 충족하는 경유택시에 리터당 345원의 보조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연비를 앞세운 경유택시가 보조금까지 장착해 LPG택시에 대한 공세에 나서는 것이다. 이에 따라 SK가스는 동종 업계와 함께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데 고심하고 있다.

한편 최창원 회장은 SK건설에 대한 자신의 4.7% 및 SK케미칼의 28.2% 보유 지분만 처분하면 지분상으로 사실상 그룹과 분리된다.

최창원 부회장은 창업주 고 최종건 회장의 차남으로, 형인 최신원 SKC 회장과 함께 사촌인 최태원 회장(고 최종현 회장 장남)이 지배하는 SK그룹과 계열분리 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돼 왔다.

최신원 회장까지 계열분리하려면 SKC와 SK텔레시스에 대한 추가적인 지분 확보가 필요해 중장기적인 이슈로 전망되지만, 최창원 회장이 영향력을 확대해 가는 것은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