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의 습격, 국내 클라우드 시장 '약육강식' 경쟁 돌입

2015-03-10 14:00

[사진=클라우드컴퓨팅 이미지, 인텔 홈페이지 ]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클라우드 기업 현장 방문에 나섰다. 지난 3일 '클라우드컴퓨팅 발전법'이 국회를 통과한지 1주일만이다. 미래부의 발 빠른 행보는 각국 IT기업의 클라우드 전략 가속화 추세와 무관치 않다. 세계 클라우드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아마존이 한국 시장에 진출해 토종 클라우드 업계에 대한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미 전 세계에서는 클라우드 기업 간 약육강식의 경쟁이 시작됐다.

◆ 국내 클라우드 기업 총집결
최양희 장관은 10일 오후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영림원소프트랩을 찾아 클라우드 기업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는 KT, SKT, LG CNS와 같은 클라우드 인프라 업체와 솔루션 업체가 참가했다.

미래부는 클라우드컴퓨팅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 지원을 위해 공공부문의 클라우드 도입을 가속화시킬 계획이다. 이번에 통과된 발전법은 공공기관이 민간 서비스를 이용하는 근거를 마련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들은 모두 클라우드 발전법 제정을 환영하고, 이를 계기로 클라우드 산업 발전 및 ICT 경쟁력 강화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공공부문에 클라우드 도입을 활성화하고 민간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이용하는 구체적인 정책이 필요하며, 클라우드 전문기업이 지속적으로 나와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최 장관은 “국내 클라우드 산업이 활성화되고 국내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정책을 추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아마존은 얼마나 큰 위협인가
아마존은 본업인 전자상거래와 별도의 '부업'으로 '아마존웹서비스(AWS)'라 불리는 서버 임대 사업을 2006년부터 시작했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는 저렴한 가격과 간편한 사용법이 인기다.

아마존은 수만 개의 기업 고객을 등에 업고 규모로 밀어 붙인다. 큰 규모를 내세워 가격 경쟁력을 키우면서 새로운 서비스를 계속해서 발표해 글로벌 기업의 시스템으로 착실히 자리잡고 있다. 최근 보안 측면이 강화되면서 IBM과 같은 전통적인 시스템 제공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아마존은 2012년 한국에 법인을 설립했다. 현재 아마존의 AWS는 KT와 협력해 막강한 인프라를 구축해 B2B 클라우드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랜 기간 동안 기업 시스템을 구축해 온 IBM과 HP, 마이크로소프트(MS)는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콘텐츠와 마케팅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내세우고 있다. 특히 IBM은 대표 퍼블릭 클라우드 ‘소프트레이어’와 차세대 개발 플랫폼 ‘블루믹스’ 솔루션을 앞세워 대규모 개발자 대상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국내 클라우드 시장 공략 강화에 나서고 있다.

아마존, IBM등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에게는 아시아가 중요한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아시아는 거대한 IT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나 클라우드컴퓨팅이 초보적 단계에 머물고 있어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 클라우드 추세는 한국도 예외 아니다
이날 최양희 장관이 찾은 영림원소프트랩은 ERP(전사적 자원관리)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을 제조하는 업체다. 국내에서는 더존비즈온과 영림원소프트랩 두 곳이 있다. 아마존과 MS는 이러한 솔루션 업체를 많이 유치해 자사 클라우드 인프라에 탑재시키려 하고 있다. 실제로 영림원소프트랩은 MS의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Azure)를 채택했다.

임승환 영림원소프트랩 전략마케팅 팀장은 국내 클라우드 업계가 처한 상황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 붐은 막을 수 없다"면서 "우리가 가만히 있으면 아마존과 MS가 치고 들어와 시장을 뺏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아마존과 MS, IBM의 국내 클라우드 시장 진출은 국내 클라우드 인프라는 점유율 1위인 KT에게 직접적인 위협 요소가 되고 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의 2014년 클라우드 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시장 규모는 2013년 3932억원, 2014년은 5238억원으로 전년 대비 33.2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클라우드 산업은 향후 연평균 30% 이상의 고성장이 예상되는 유망한 시장이지만 정보를 외부에 맡기는 것에 대한 막연한 보안 우려와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 회피 등으로 클라우드컴퓨팅 도입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임승환 팀장은 "결국 아마존과 MS의 공세를 우리나라 기업이 얼마나 견뎌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하면서 "국내 클라우드 인프라 보호를 위해 글로벌 업체가 본격적으로 들어올 때까지 버틸 수 있는 역량을 키우기 위한 정책적인 뒷받침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미래부는 "클라우드 컴퓨팅은 ICT 활용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꾸어 산업 및 국가 경쟁력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므로, 관계 부처와 협력해 범 국가 차원의 클라우드 육성정책을 추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