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9일부터 매월 ‘73조’ 푼다…양적완화 확대 실시
2015-03-06 18:18
드라기 총재 “2016년 9월까지 매월 국채매입 실시…그리스 채권은 제외”
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이 오는 9일부터 경기부양을 위한 양적 완화 확대 정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AFP 보도에 따르면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5일(현지시간) 키프로스 니코시아에서 정례 통화정책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을 열어 “내주부터 2016년 9월까지 월 600억유로(약 72조9200억원)규모의 국채 매입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매입 자산 종류로는 유로존 국채 500억유로, 자산유동화증권(ABS) 100억유로 등이 거론되고 있다. ECB 기준금리(0.05%), 하루 예치금리(-0.2%), 한계 대출금리(0.3%)는 모두 동결됐다.
매입 대상에서 그리스 채권을 제외시켰다. 당분간 돈줄을 죄며 그리스가 약속한 개혁안 제대로 이행하도록 압박하는 조치다. 지난 달 4일 유로존과 ECB를 포함한 채권단은 그리스가 제출한 경제 개혁안을 바탕으로 구제금융을 4개월 더 지원하기로 합의 한 바 있다.
드라기 총재는 올해 유로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에서 1.5%로, 2016년 경제성장률을 1.5%에서 1.9%로 상향 조정하는 등 양적완화 효과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인플레이션은 올해 마이너스 수준에서 2017년에는 1.8%로 목표치에 근접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ECB 발표가 전해지자 미 달러화, 일본 엔화, 영국 파운드화 대비 유로화 가치가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파운드화 대비 유로화 가치는 1유로당 72.27펜스(1210원)에 거래돼, 2007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양적완화란 초저금리 상태에서 중앙은행이 경기부양을 위해 시중에 돈을 푸는 경제정책을 뜻한다. 기준금리를 조절하지 않고 중앙은행이 채권 등 자산을 매입해 통화량을 늘리는 것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