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올인하는 전기차 배터리, “낙관은 금물”

2015-03-04 15:07

[사진=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고 있지만 마냥 낙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중국 전기차 시장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보고 현지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계에 주의가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4일 업계 및 에너지경제연구원, LG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해 중국 난징에 연 10만대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짓기 시작했다. 삼성SDI도 중국 시안에 4만대 공장을 건설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일부 배터리 사업을 매각한 뒤 중국 베이징자동차, 베이징전공과의 합작사업에만 집중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이처럼 중국에 매달리고 있지만 중국 시장 수요 성장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중국은 지난 2011년부터 올해까지 국민경제와 사회발전 12차5개년 계획을 추진해왔다. 그 기간 동안 신에너지 자동차 50만대를 보급한다는 목표였는데, 실제 보급량은 2012년 2만7800대, 2013년 1만7642대, 지난해 약 8만대에 불과했다. 전기차 충전소도 총 4000개 건설이 목표이나 2013년까지 400개 건설에 그쳤다.

지난해 중국 전기차 판매대수는 7만4763대로 집계되는데 전년에 비해 3.2배의 성장을 보였지만 세계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의 비중은 미미하다. 전체 자동차 시장은 지난해 승용차 기준으로 약 6500만대, 상용차를 합하면 총 8800만대 가량 판매된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중국을 포함한 전체 전기차 시장은 0.5%도 채 안되는 30만대를 갓 돌파했다. 전기차의 높은 가격과 일회 충전으로 달릴 수 있는 거리의 제한, 충전 인프라 부족 등이 성장이 더딘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전기차용 배터리 업체들은 세계 선두권을 차지하고 있지만 어느쪽도 흑자를 보지 못하는 형편이다. 업체들은 내년쯤 적자에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하지만 다수 시장 전문가들은 내후년에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전기차용 배터리와 부품 등 핵심기술을 해외기업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을 문제 삼기 시작했다”며 “해외 부품 의존이 결과적으로 전기차 성장을 저해한다고 보고 있어, 중국의 전기차 시장은 자국 부품기업 성장을 통한 자급력 확대와 더불어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장밋빛 전망에 낙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전기차 시장이 채 자리잡기도 전에 수소차라는 복병도 등장했다. 업계는 수소차의 충전 인프라가 전기차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고 지적하지만, 수소차는 주행거리를 일반 내연기관과 비슷한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도요타, 혼다, 니싼 등 일본 자동차업계는 지난달 수소 충전소 구축 비용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충전소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도요타 통상, 이와타니, 다이요 일본 산소는 지난달 일본 최초의 상업용 이동식 수소 충전소 운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3월 말 도쿄도 지요다구에서 사업을 시작, 올해 중순까지 이동식 수소 충전소를 아이치 현 2곳, 도교도에 1곳을 설치할 예정이다.

한편, 도요타가 지난해 12월 세계 최초로 출시한 연료전지 시판차 ‘미라이’는 출시 한달만에 1500대가 계약됐다. 이에 도요타는 생산설비 증설 계획도 발표했다. 당초 올해 700대만 한정생산하기로 했으나, 주문이 쇄도하자 2016년 2000대, 2017년 3000대를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혼다도 올해 안에, 니싼은 독일 다이무라와 공동으로 개발한 차를 이르면 2017년에 출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