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학과제 폐지 발표에 교수들 반발…진통 예고(종합)
2015-02-26 14:54
교수들은 학과제를 없애는 중요한 사항에 대해 신중한 시행을 요구하면서 크게 반발하고 있어 앞으로 교내 진통이 예상된다.
학교측은 문.이과 통합으로 인문 수요가 늘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산업 수요가 떨어지는 인문, 기초 과목의 경우 퇴출 우려가 커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중앙대는 26일 학사구조 선진화계획을 발표하고 단과대별 모집 방안을 밝혔다.
이용구 중앙대 총장은 기존 학과별 입학정원제가 전공 선택을 제약하고 학과 간 장벽으로 신규 및 융.복합 학문 신설이 어려워 다양한 학문 분야를 포괄적으로 섭렵하고 융.복합 학문 신설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2016학년도부터 각 단과대학별로 신입생을 모집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학부는 과를 폐지하지만 대학원은 과중심 운영을 지속한다.
기존 학생들과 학과폐지 신입생들이 공종하는 기간에는 이중으로 운영하게 된다.
이처럼 중앙대는 기존 학부제 운영학교와는 달리 전공 신설과 폐지가 유연할 수 있도록 단과대 위주로 학부를 운영하기로 하면서 인문계 교수들은 과가 없는 교양 교수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학교 측 발표에 대해 김누리 중앙대 구조조정 교수 대표 비상대책위 위원장은 “학교가 발표장 문을 걸어 잠고 대학사에 남을 밀실 발표를 하고 있고 소수 교수들이 교수 등 학교 구성원의 의견을 전혀 묻지 않고 음모적으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날 발표는 한국대학에서 기업이 대학 장악하는데 우려가 많았는데 학문체계가 어떻게 황폐화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것으로 420명이 참여한 교수들 설문 결과 87.8%가 본부 개혁안에 대해 재논의해야된다고 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박용성 이사장이 기업에서 하듯이 밀어붙이고 있는데 의견수렴 없이 이처럼 중요한 안을 발표하는 것 자체가 기만적으로 의견 수렴 없는 밀실 방안을 추진하는 이용구 총장에 대해 불신임을 묻고 직선제를 다시 시행할 것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교수들이 중앙대 개혁안에 대해 크게 반발하면서 앞으로 추진과정에서 학교 내 커다란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중앙대는 기존에 학과를 그대로 두고 모집단위만 광역화했던 학부제와는 달리 학과를 없애고 다양한 선진 학사 제도를 도입해 학사 구조를 학생 중심으로 바꿀 방침이다.
기존 학과별 모집을 폐지하고 단과대학별 총 정원을 기준으로 신입생을 모집하고 학생들은 단과대 소속으로 1, 2학년 전공 탐색기간 교양과 단과대별 전공기초 과목을 수강한 후 2학년 2학기부터 주 전공을 정하게 된다.
2학년 2학기 전공을 선택할 경우에는 기존 정원의 120%까지 지원을 받고 성적순으로 선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3학기동안 좋은 학점을 따기 위한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1,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전공 조언 어드바이서인 지도교수는 개인별 상담을 통해 전공 및 진로에 대한 전문 조언을 하게 된다.
중앙대는 또 학생 역량 강화를 위해 인성, 비판적 사고능력, 문제해결을 중점 교육하는 인문예술교육(LAE)을 도입하고 전 학년에 걸쳐 인문학과 소프트웨어(SW) 교육을 강화하기로 했다.
단과대 단위 신입생들은 1학년 때 LAE를 통한 기본 역량교육을 실시하고 2학년 1학기 다양한 전공 기초과목을 이수한 후 2학년 2학기 진급시 주 전공을 정하게 된다.
학생희망, 사회적 수요, 전공별 수요능력 등을 감안해 전공을 결정하고 여러 분야 전공기초 학습을 통해 전공 선택이 이뤄져 학생들의 전공 만족도가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중앙대는 기대하고 있다.
복수전공을 확대하고 두 개의 주 전공을 선택해 두 개 학사 학위증을 받을 수 있는 이중전공제도 실시해 전공 선택권을 강화한다.
중앙대는 이날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을 도입하는 2021년도 이후부터는 인문.사회, 자연.공학, 예술.체육, 사범, 의.약.간호 등 계열별 모집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부 특성화학과와 교육부 정원승인이 필요한 일부 전공은 제외한다.
중앙대는 2011년 캠퍼스 간 유사 중복학과 통폐합을 단행한데 이어 이번에 대학 학사구조 선진화를 추진해 대학 미래 경랭력 확보를 위한 지속적인 혁신 작업을 진행해 대학특성화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사회적으로 공급확대가 필요한 공학계열을 단계적으로 증원하고 미래 유망 학문단위를 발굴해 2017학년도부터 단계적으로 신설할 계획이다.
이용구 총장은 “현재 국내 대학의 교육시스템은 기계적인 대량 생산을 주로 하는 산업화시대 인력양성에 적합하도록 설계돼 미래 지식기반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창의적 인재양성을 위해서는 수요자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교육방식이 필요한 시기”라고 밝혔다.
중앙대는 향후 LAE를 통한 역량교육과 지도교수, 선배 학생 등이 참여하는 학문 조언 시스템 을 활용해 학생들의 적성과 진로를 고려한 전공 선택과 졸업 후 희망 커리어를 쌓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다.
중앙대가 이같은 선진화 계획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면서 한동안 혼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