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은행장 내정자의 과제는 '신한사태' 봉합·1위 사수
2015-02-24 16:32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차기 신한은행장으로 조용병 신한BNP파리바 사장(58)이 내정됐다. 조 내정자는 앞으로 '신한사태'의 후유증을 털어내는 동시에 리딩뱅크로서의 위상을 사수하는 일이 당면 과제로 손꼽히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24일 서울 태평로2가 신한은행 본점에서 자회사경영발전위원회(자경위)를 열고 조 사장을 2년 임기의 신한은행장 후보로 추천했다.
앞서 서진원 신한은행장은 이달 초 갑작스러운 질병으로 임기만료 후 퇴임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자경위는 그간 두차례 회의를 개최해 자회사 경영승계계획에 따른 은행장 후보 추천 절차를 진행해왔다.
조 내정자는 1957년생으로 대전고와 고려대 법대를 나와 1984년 신한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2002년 인사부장, 2004년 기획부장, 2007년 뉴욕지점장에 이어 2009년 신한은행 글로벌사업그룹 담당 전무 및 2011년 신한은행 리테일부문 겸 영업추진그룹 담당 부행장을 지냈다. 2013년 1월부턴 신한BNP파리바 사장으로 재직해왔다.
조 내정자의 과제는 크게 두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수년째 후유증을 겪고 있는 신한사태에 종지부를 찍는 것이다. 신한사태는 2010년 라응찬 전 회장, 신상훈 전 사장, 이백순 전 행장 등이 파벌싸움을 벌이며 조직의 극심한 내분을 초래한 끝에 모두 자리에서 물러난 사건이다. 현재 대법원 판결과 금융감독원 추가 징계를 앞두고 있으며, 참여연대의 고발로 검찰 조사도 진행 중이다.
둘째는 리딩뱅크 입지 사수다. 신한금융은 주력 계열사인 신한은행 및 비은행부문 계열사들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연간 순이익 2조811억원을 기록하며 '2조 클럽'에 재입성했다.
그러나 KB금융지주가 1조4007억원으로 맹추격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취임 일성으로 리딩뱅크 탈환을 천명한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최근 신한맨 출신인 최영휘 전 신한금융 사장을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파격인사를 단행했다. 최 전 사장은 사외이사지만 신한금융에서 25년이나 재직했던 만큼 신한은행 입장에서는 긴장할 수 밖에 없다. 여기에 KB금융은 LIG손해보험까지 인수하면서 신한금융의 자산 규모 1위 자리를 넘볼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조 내정자는 고객 자산과 보유 자산의 운용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조 내정자는 금융위기 당시 뉴욕지점장으로서 자금 조달 등 핵심업무를 수행했던 만큼 1위 입지를 지켜낼 것이라는 것이 다수의 시각이다. 조 내정자는 신한 내부에서 신망이 높은 것도 강점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조 내정자의 자산운용회사 경험과 글로벌사업 추진 경험이 은행의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한편 서진원 행장은 다음달 26일을 끝으로 자리에서 물러난다. 서 행장은 임기동안 신한은행을 수익성과 건전성 모두 은행권 최고 수준을 유지하도록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