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교육감 공직부적응자 선별 방침…공무원 길들이기 논란

2015-02-24 11:30

조희연 서울교육감[사진 DB]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조희연 서울교육감이 공직 부적응자를 선별하겠다고 밝혀 공무원들을 길들이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서울교육청은 24일 일반직공무원에 대한 인사혁신 방안을 내놓으면서 공직 부적응자들에 대한 직무능력 향상 프로그램을 마련해 내년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서울교육청은 공직 부적응자 선별기준․시기․확인조사 방법․재교육 판단․벌칙 등에 대해 엄격한 직무능력 향상 프로그램을 마련해 동료 직원들의 고충과 기관 운영상의 애로사항을 해소해 업무의 효율성 제고와 조직의 경쟁력을 강화시킬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일반 공무원들 길들이기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서울교육청이 공직 부적응자에 대해 재교육 등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현장(직위) 복귀 후 부적응 행위가 지속될 경우 엄정한 제재조치를 취해 복무기강을 확립하고 일하는 공직 분위기를 조성할 방침이라고 밝혔지만 과연 이같은 방안의 시행이 쉽겠느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서울교육청이 공무원 사회에서 처음으로 부적응자 걸러내기에 나서면서 논란은 커질 전망이다.

근무평가가 연속해서 좋지 않거나 학교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등의 평가를 객관화하고 일정 기준이 넘는 경우나 민원을 야기하는 경우 감사실 조사를 거쳐 위원회가 판단하는 등의 결정 방안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서울교육청은 예상하고 있지만 과연 객관적으로 진행이 가능할 수 있을 것인지 우려도 나온다.

서울교육청이 부적응 공직자가 업무를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재교육을 하겠다는 취지하고 밝히고 있지만 낙인 효과에 따라 오히려 업무가 어려워질 수도 있지 않느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신분이 보장된 공무원을 부적응자로 결정하는 경우 과연 소신 있게 업무를 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우려도 크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절대 부적응자를 찍어내기 위한 방안이 아니라 함께 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노조 등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교육청은 이같은 방안 외에 서울 공립 초중고교에서 8년 이상 장기 근무한 행정공무원에 5급 승진시 10% 이상을 할당하기로 했다.

승진을 위한 실적을 내기 어려운 학교 현장의 행정 공무원을 우대하고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혁신안은 인사제도 변경에 따른 일반직공무원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올해는 예고기간으로 정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도입․시행한다.

서울교육청은 그동안 5급으로의 심사승진제도는 학교 장기근무자들과 역량 있는 우수공무원의 조기 승진을 제한할 수 있다는 단점이 제기돼 왔다며 이번 인사혁신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 현장을 우대하는 방향으로 개선해 조직의 생산성과 경쟁력 향상을 도모했다고 밝혔다.

내년부터 시행하는 5급으로의 심사승진시험에서는 승진인원의 10% 이상을 학교 장기근무자에게 할당하고 학교근무가 8년 이상인 공무원은 초과연수 1년당 1점씩 최대 4점까지 가점을 부여한다.

승진후보자명부 반영비율은 올해 30%에서 연차적으로 10%씩 축소해 2018년 폐지하고 대신 일상적인 업무의 달성도, 적시성, 완성도 측정과 교육공동체간의 ‘소통과 협력역량’을 측정하기 위해 2018년도까지 역량평가와 청렴도(다면) 평가 비율을 점진적으로 상향 조정할 예정이다.

역량평가는 30%에서 2017년 40%로 청렴도(다면)평가는 10%에서 2018년 30%로 확대한다.

서울교육청은 이러한 5급 승진제도 개선이 우수 학교장기근무자의 사기와 근로의욕을 높여 교수-학습 활동 지원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방안은 또 신규 공무원이 빠른 시간 내 공직에 적응하고 업무역량을 강화해 업무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

신규 공무원은 신규임용 전 공직적응 기본연수를 의무적으로 실시하고 희망을 반영한 현장 실무중심의 분야별 특화연수를 실시하는 한편 신규 임용 시에는 설문조사 결과 가장 선호하는 근무지인 고등학교에 우선 배치할 예정이다.

임용 초기 다양한 행정업무 경험을 위해 순환전보 주기를 2년에서 1년으로 단축해 행정청과 학교 근무를 고르게 경험하게 하고 근무경력 3년 이하의 선배 공무원과의 멘토링제를 활성화해 일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각종 노하우를 공유하도록 하면서 임용 초기 공직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학교행정 업무분장을 표준화하는 등 신규 공무원들이 공직 입직 후 업무를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습득할 수 있도록 역량강화를 위한 집중 관리 방안도 운용할 방침이다.

기존 일반직공무원 성과상여금은 모든 계급에서 일반적으로 업무성과보다는 고경력자(근무성적평정점수 고순위자)가 높은 등급의 성과상여금을 받아 성과상여금 제도에 대한 불신이 일부에서 나타나고 있었다는 것이 서울교육청의 설명이다.

서울교육청은 올해 성과상여금에 대한 전면적인 개선과 분석을 통해, 업무성과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기준과 평가지표를 개발해 내년부터 실무에 도입해 공직의 경쟁력과 생산성을 높이고, 기존에 지위와 서열을 더 중시하던 인사풍토에서 업무성과가 보상으로 이어져 역량이 강화되고 전문성이 향상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그동안 객관적인 기준이 없었던 행정실장에 대한 성과평가는 보다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평가방법으로 개선해 대상자들에 대한 만족도를 높일 예정이다.

올해부터 장기근무한 공무원에 대해 직장생활의 피로감을 해소하고 자기계발 기회를 제공하는 연계형 안식월을 권장하는 등 다양한 복무제도도 추진한다.

장기재직휴가와 연가를 연계한 한 달 내외의 연계형 안식월을 제도화해 권장하고 매주 가정의 날(주 2회)을 최대한 준수하도록 유도하되 본청의 경우 시범적으로 매주 금요일은 근무시간을 1시간씩 앞당겨(8 TO 5) 근무할 것을 적극 권장하고 임신․육아 등 사유로 유연근무제(시차 출․퇴근제)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활성화하기로 했다.

지난해 하반기 본청에서 처음으로 통합 실시한 일반직공무원 퇴임식 행사를 매 반기별로 본청에서 계속 통합 실시해 공직생활에서 퇴임하는 공무원의 영예와 현직 공무원의 자긍심과 소속감을 높여 일하는 공직 분위기를 조성하고 퇴임식 행사가 전․현직 공무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적은 예산으로도 짜임새 있는 축제 분위기 속에서 시행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