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7회 아카데미 시상식] 최종 승자는 '버드맨'…'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도 4관왕(종합)

2015-02-23 15:02

[사진=해당 영화 포스터]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영화 '버드맨'이 아카데미의 최종 승자가 됐다.

23일 오전 10시(한국시간) 미국 LA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8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버드맨'은 촬영상과 각본상, 감독상에 작품상까지 주요 부문을 휩쓸며 4관왕을 기록했다.

영화 '버드맨'은 슈퍼히어로 캐릭터 버드맨으로 정상에 올랐지만 지금은 잊혀진 배우가 브로드웨이 연극무대에 도전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보이후드',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위플래쉬', '사랑에 대한 모든 것', '이미테이션 게임' 등 쟁쟁한 후보를 누르고 작품상을 수상하며 2014 최고의 영화에 등극했다. 이로써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은 각본상, 감독상, 작품상까지 거머쥐는 영예를 안았다.

앞서 '버드맨'은 음향편집상, 음향상,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 촬영상, 각본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작품상에 노미네이트되며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과 함께 최다 부문 9개 후보에 올랐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역시 의상상, 분장상, 미술상, 음악상 기술 부분의 트로피를 거머쥐며 마찬가지로 4관왕에 올랐지만, '버드맨'이 최고의 영예인 작품상과 감독상을 수상하며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꺾은 모양새가 됐다.

'위플래쉬' 역시 남우조연상, 음향상, 편집상을 수상하며 약진했다. 국내에서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신드롬을 일으킨 '인터스텔라'는 5개 부문 후보에 올랐으나 시각효과상 수상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골든글로브에서 주요 부문상을 휩쓸었던 '보이후드' 역시 여우조연상만을 수상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남우주연상은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의 에디 레드메인에게 돌아갔다. 극중 루게릭 병에 걸린 천재 과학자 스티븐 호킹 역을 맡아 섬세한 연기를 선보인 에디 레드메인은 "스티븐 호킹 박사의 자녀와 이 영광을 나누고 싶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여우주연상 트로피는 '스틸 앨리스'의 줄리안 무어 품에 안겼다. 다섯 번의 도전 끝에, 쉰네 살의 나이에 이뤄진 첫 수상이었다. 이로써 줄리안 무어는 칸, 베니스, 베를린 3대 국제영화제에 이어 아카데미까지 석권하는 기록을 세웠다.

남녀 조연상은 '위플래쉬'의 J.K. 시몬스와 '보이후드'의 패트리샤 아퀘트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두 사람 모두 아카데미 첫 수상이다.

장편 애니메이션상은 '빅 히어로'에 돌아갔다. 디즈니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10개의 상을 보유하며 '애니메이션 명가'다운 모습을 과시했다. '빅 히어로'의 오프닝 애니메이션인 '피스트'도 단편애니메이션상의 영광을 누렸다.

일명 오스카상이라고 불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은 미국 영화업자와 사회법인 영화예술 아카데미협회가 수여하는 미국 최대의 영화상이다. 배우조합, 감독협회, 촬영감독협회 등 특정의 실적이 있는 사람으로 구성된 아카데미 회원들이 직접 투표를 한다. 1929년 5월 16일 시작해 올해로 87회를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