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한국 조선업 경영악화로 정부재정 리스크 고조”

2015-02-23 13:37

이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사진 출처: 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한국 조선산업의 경영 상황이 악화돼 정부 재정에 대한 리스크까지 고조되고 있다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경고했다.

22일(현지시간) OECD에 따르면 OECD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 조선산업은 하나의 성공 사례지만 금융위기 여파로 수익성·유동성이 타격을 받아 이제 심각한 시험에 처해 있다”며 “앞으로 조선업계 실적이 더 나빠지면 정부 재정에 미치는 리스크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형 상장 조선사들의 핵심 수익성 지표로 여겨지고 있는 매출액 대비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 비율은 2012년 현재 5.1%다. 2008년에는 약 11%였다.

보고서는 “이 같은 비율은 같은 해 일본(7.4%), 중국(9.1%), 독일(10.6%)의 경쟁사들보다 모두 뒤처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조선사의 EBITDA 대비 부채 비율은 금융위기 이전인 지난 2007년에는 1.5배 미만이었지만 2012년에는 6배 이상으로 높아졌다. 3배가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여겨지고 있다.

일본 조선사들의 단기채 비중은 27%에 불과하고 대부분이 장기채인 반면 한국 조선사들의 단기채 비중은 50% 이상이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이에 따라 모든 대형 조선사들이 자금 손실을 메우기 위해 외부 자금 조달에 나서야 했고 이는 장기적으로 부채 증가와 투자 저하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상황에서 산업은행이 대형 조선사들의 대주주가 되는 등 정부 기관의 조선사 지분 소유가 증가해 우려를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또한 무역보험공사·수출입은행의 선박금융 등 수출보증 규모도 확대돼 조선산업 리스크에 대한 정부의 위험 노출도(익스포저)가 높아졌다.

대형 조선사들은 자체 기업 규모도 거대하고 지배구조도 복잡해 조선업계의 경영 악화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매우 클 것으로 OECD는 우려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들 업체가 극심한 재무적 압박에 처하면 심각한 고용 문제로 직접 이어질뿐더러 금융계의 간접 비용 부담도 증가해 한국경제 전반에 '도미노 효과'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정부의 조선업에 대한 개입 정도와 위험 노출도가 높아져 정부가 공평한 경쟁 환경을 유지하면서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됐다”며 “따라서 정부는 조선업에 대한 리스크를 분산해 위험 노출도를 투명하게 하고 정부 재정에 큰 위험성이 되지 않도록 하면서 업계 경쟁에서 중립을 지키는 데 신경 써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한 “정부가 대형 조선사에 구제 신호를 보내는 것은 도덕적 해이 문제와 기업들이 구조개편을 미루도록 하는 효과를 낳을 수 있어 공적 개입의 비용과 효과를 조심스럽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