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그리스 구제금융 4개월 연장 합의로 급등

2015-02-21 11:49

그리스 구제금융 4개월 연장 합의로 뉴욕증시가 급등했다.[뉴욕증시 ]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20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그리스 구제금융 4개월 연장 합의로 급등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54.67포인트(0.86%) 상승한 1만8140.44로,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는 12.85포인트(0.61%) 오른 2110.30으로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31.27포인트(0.63%) 상승한 4955.97에 장을 마쳤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긴급회의를 한 후 발표한 성명에서 “그리스와 다른 18개 회원국, 국제 채권단 등이 (그리스의 현행 구제금융) 4개월 연장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리스 정부는 오는 28일 끝나는 현행 구제금융의 공식 명칭인 '마스터 재정지원기구 협정'(MFFA)의 6개월 연장을 요청했지만 이날 회의에서 4개월로 단축됐다.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그리스 현행 구제금융의)연장 목적은 현행 협약의 지원조건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유연성'을 이용하기 위한 것”이라며 긴축 정책의 일부를 수정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그리스 정부는 현행 협약을 기반으로 개혁 정책 리스트를 오는 23일까지 제출하기로 했고 채권단은 이를 토대로 자금지원 여부를 결정한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으로 구성된 채권단 '트로이카'는 그리스가 새로 제출한 개혁 정책의 이행 여부를 실사하고 4월 말에 구제금융 분할지원금과 그리스 국채보유에 따른 투자이익을 지원하기로 했다.

예룬 데이셀블룸 의장은 “이번 연장은 그리스 정부가 채권단과 새로운 협상을 체결할 때까지 가교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개혁 리스트는 채권단이 아닌 그리스 정부가 스스로 작성하는 것”이라며 “이날 합의는 그리스 정부의 승리”라고 말했다.

야니스 바루파키스 재무장관은 “새 협상에는 성장을 위한 개혁 정책 외에도 채무경감을 포함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로 그리스는 6월 말까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펀드를 이용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은행권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했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인 이른바 '그렉시트'(Grexit) 위기는 일단 넘겼다.

다만 유로그룹은 EFSF가 제공하는 펀드는 시중은행의 자본 확충에만 쓰도록 제한했다. 그리스 정부가 이를 재정에 이용하지 못하도록 한 것.

또한 4개월 안에 그리스와 트로이카가 새 협상을 타결하지 못하면 그리스는 6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35억 유로(약 4조4000억원) 규모의 국채 상환을 하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날 회의에서 그리스는 재정수지 목표와 경제 회복, 금융 안정 등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정책 변경을 자제하기로 했지만 트로이카가 전 정부와 합의한 올해 기조재정수지 흑자 규모를 국내총생산(GDP)의 3% 수준으로 달성한다는 목표는 낮출 수 있게 했다.

긴축 반대 공약으로 지난 달 그리스 총선에서 승리한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은 탈세·부패 척결, 행정부문 개혁 등을 추진하고 긴축 정책에 따른 인도적 위기를 완화하기 위해 저소득층 지원을 늘리기로 했다.

그리스는 지난 2010년부터 2차에 걸쳐 트로이카로부터 2400억 유로(약 302조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지원받고 있다. 이 중 EU 측 구제금융은 6월 말까지 연장됐고 IMF의 프로그램은 내년 3월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