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도 전세비중 90% 아파트 속출..."설 이후 전셋값 더 오른다"
2015-02-22 14:58
입주 아파트는 줄었는데 학군 이주+재건축·재개발 이주 겹쳐..."전세난 구조적 문제"
좋은 입지면서 값싼 분양가와 저가 급매물에 실수요 몰려..."청약·매매도 본격화할 듯"
좋은 입지면서 값싼 분양가와 저가 급매물에 실수요 몰려..."청약·매매도 본격화할 듯"
아주경제 강영관 기자 = 부동산 시장의 관심이 '설 연휴 이후'에 맞춰지고 있다. 서울에서도 일부 단지의 경우 전셋값 비중이 90%를 넘어서는 등 겨울 비수기임에도 전셋값 급등세가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 연휴 이후 전셋값 추이가 관심의 초점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전셋값 상승세가 수급 불균형으로 인한 구조적 문제인데다, 연휴 이후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재건축 이주가 본격화 하면서 전셋값 상승 곡석이 더욱 가파라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기사=4·17면]
전셋값 상승에 따른 풍선효과로 신규 청약시장과 기존 매매시장에도 실수요 중심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는 가운데 전셋값이 더욱 오를 경우 청약·매매 시장도 본격 달아 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3~4월 청약제도 개편과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이 맞물리면서 건설사들이 물량 밀어내기에 나설 예정이어서 청약열풍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2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 종암동 종암SK 아파트 전용면적 59㎡의 경우 전세 보증금이 지난달 6일 2억40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이 아파트는 2억4900만원에 매매 거래가 이루졌다. 매매값에서 전셋값이 차지하는 비중이 96.4%로 전셋값에 900만원만 보태면 집을 살 수 있는 셈이다.
이처럼 전셋값 상승세가 가파라진 이유는 학군 이주와 강남권 재개발·재건축이 겹치면서 전세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13일까지 서울 아파트값은 0.35% 상승했지만, 전세가격은 1.63% 올랐다. 특히 재건축 이주 수요가 많은 강동구의 경우 3.36%, 서초구는 3.14% 올랐다.
반면 전세 물량은 더욱 줄어 수급 불균형 문제가 심화될 전망이다. 수도권 3월 입주예정 아파트는 2235가구에 그쳐 2월 입주 물량에 비해 73%나 줄어든다.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재건축·재개발로 서울에서만 5만여 가구의 이주가 줄줄이 예정돼 있어 전셋값 상승 압력이 고착화 되고 있다"며 "저금리로 월세전환이 가속화 되면서 전세 물량은 더욱 구하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거래량은 7만9320건을 기록, 2013년 1월보다 34.1% 높았으며 주택 경기가 호황이던 2007년 같은달(7만8794건)보다도 많았다. 함 센터장은 "전세시장이 불안정하다보니 집을 사려는 수요가 더욱 늘어나고 있다"며 "봄 이사철과 맞물리면 전체적으로 수도권 부동산시장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 맞춰 건설사들도 설 이후 분양을 본격화할 예정이어서 청약열기까지 더해질 경우 주택시장에 '쌍끌이'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음달 전국적으로 모두 5만5252가구의 분양이 예정돼 있다. 이는 올 한해 전체 분양물량인 29만9560가구의 11.1%로 연중 최대 물량이다.
특히 정부가 작년 9·1대책을 통해 수도권에서 청약 1순위 자격을 갖게 되는 청약통장 가입기간 조건을 종전 2년에서 1년으로 단축시켜 분양시장 문턱을 크게 낮췄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최근 주택시장에 거래는 많지만 집값이 오르면 구매하지 않고, 다시 가격이 떨어져야 구입하는 실리적인 구매패턴이 이어지고 있다"며 "전세난에 지친 무주택 실수요자라면 설 이후에도 주택 구입을 적극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