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배당주? 국민연금 압박에 수익률 더 뛴다

2015-02-16 16:50


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연말에나 반짝 관심을 모았던 배당주가 새해 들어서도 강세다. 국내 최대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이 분위기를 잡고 있다. 국민연금은 오는 3월 주총에서 전에 없는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로 배당확대를 압박할 전망이다. 벤치마크까지 만들고, 배당을 늘리는 종목을 더 사들이기로 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기금운용 성과를 높이는 차원에서 상반기 배당주형펀드, 하반기에는 밸류형펀드를 새로 도입한다. 한국거래소가 내놓을 예정인 벤치마크 지수가 바로 국민연금 기금운용에 활용된다.

이미 설정돼 있는 배당주펀드 역시 여전히 코스피 수익률을 앞서고 있다.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94개 배당주펀드는 올해 들어 13일까지 수익률이 3.71%에 달했다. 같은 기간 2.23%에 머문 코스피보다 1.5%포인트 가까이 높은 성과다.

중장기 수익률도 마찬가지다. 배당주펀드는 최근 3ㆍ5년 수익률이 각각 21.13%, 44.02%에 이르고, 1ㆍ2년 실적도 10.60%, 19.36%로 집계됐다. 배당주펀드는 설정액이나 순자산도 각각 6조8987억원, 7조2872억원에 달하고 있다.

정부가 기업소득환류세제를 내놓고, 배당확대를 강하게 밀어붙이면서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

코스피200에 속한 대형주 가운데 상당수가 이미 배당을 늘리기로 했고, SK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는 2010년 이후 4년 만에 처음 배당을 실시한다.

국민연금은 3월 주총시즌에 과소 배당기업을 전방위로 압박할 전망이다. 여기에 배당주 벤치마크를 도입해 배당확대를 유도하기로 한 것도 긍정적이다.

강송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주 벤치마크는 사내유보금이 많거나, 배당성장이 기대되는 종목을 편입할 것"이라며 "여기에 부합되는 종목으로는 현대모비스나 롯데칠성, 현대그린푸드가 있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와 롯데칠성, 현대그린푸드는 2011~2013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으나, 순이익을 배당금으로 나눈 배당성향이 연평균 5%대에 불과했다.

외국인이 은행주를 쓸어담고 있는 것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부 방침에 화답하듯 은행주는 배당확대를 결정했다. 이런 가운데 외국인은 13일 기준 KB금융, 신한금융에 대한 편입비중을 각각 69%, 68%까지 늘렸다. 2010년 말 KB금융이 57%, 신한금융은 60%에 머물렀던 데 비해 최대 12%포인트가 늘었다.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물론 주가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실적"이라며 "그러나 상장사 이익증가가 최근 4년 연속 둔화하고 있어, 배당주 매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 센터장은 "요즘 관심을 모으고 있는 배당 이슈는 우리보다 먼저 저성장 국면을 맞은 선진국에서는 이미 겪었던 것"이라며 "배당확대가 점쳐지는 기업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