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리조트월드' 대규모 카지노…"도박의 섬" 전락 위기

2015-02-16 00:00
제주 운영중인 외국인 카지노 8개 합친 규모…1만683㎡
시민단체 등 변경승인처분 취소소송 법원에 제기할 듯

▲'리조트월드제주' 조감도


아주경제 진순현 기자=제주도 땅 덩어리가 중국 ‘차이나머니’에 잠식하고 있다는 도민들의 우려속에 대규모 카지노 사업까지 중화권 자본이 제주에 뿌리를 내렸다. 카지노 규모 1만683㎡(3232평), 제주도 안에 운영중인 외국인 전용 카지노 8개를 합친 이른바 카지노산업을 목적으로 하는 복합리조트 ‘리조트월드제주’가 제주지역 시민단체, 정당 등의 반대 속에서 삽질을 시작하게 됐다.

홍콩란딩국제발전유한회사(회장 앙즈후이)와 겐팅싱가포르(대표이사 탄히텍)의 합작회사인 람정제주개발(주)(이하 람정)은 지난 12일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신화역사공원 내 대규모 카지노 시설을 포함하는 최초의 복합리조트인 ‘리조트월드 제주’의 기공식을 열고 본격 공사에 들어갔다.

람정은 제주신화역사공원 A지구 251만9628㎡ 부지에 1조9000억원을 투자, 외국인 전용 카지노시설(1만683㎡)을 비롯해 놀이기구 시설을 갖춘 가족형 테마파크, 최대 규모 어드벤처 워터파크, 쇼핑몰·레스토랑 복합단지 등을 조성한다. 리조트월드제주는 2019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리조트월드’ 기공식은 지난해 6월, 1주일을 앞두고 연기한 바 있다. 

당시 원희룡 지사는 “신화역사공원은 말 그대로 제주의 신화와 역사, 문화를 핵심테마로 진행된 복합리조트 사업” 이라며 “이러한 기본구상에 대해 카지노 계획 등이 투명하지 않은 점 등 재검토와 사업계획에 따른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동을 걸었었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리조트월드 제주’에 이어 비슷한 규모의 대규모 카지노 시설을 계획안에 둔 제주시 노형동 ‘드림타워’와 이호동 ‘분마이호랜드’까지 연이어 들어설 전망이다.

이럴 경우 자칫 제주가 도박의 섬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카지노업계 관계자는 “지가상승 뿐만 아니라 제주를 찾는 중국인관광객 요커를 상대로 큰 돈을 벌 수 있는 사업이 카지노” 라며 “대부분의 중국 자본들이 카지노를 사실상 염두에 두고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제주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제주지역 시민사회단체 및 노동단체 등은 법원에 신화역사공원 조성사업 변경승인 처분 취소소송에 나섰다.

이들 단체들은 “당초 사업취지와 맞지 않는 대규모 숙박시설 위주의 사업계획은 물론 도내 최대 규모의 카지노 시설 도입계획을 감춘 채 사업계획 변경승인을 추진하면서 도민사회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제주도의 변경승인은 명백하게 제2차 제주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을 위반한 것” 이라며 “도박의 섬으로 전락할 제주신화역사공원 카지노 계획을 철회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이어 “원 도정이 출범하면서 이러한 논란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했지만 결국 원 지사 스스로 이를 뒤엎고 카지노 계획이 포함된 사업계획에 대해 변경승인을 해주고 말았다” 며 “시민사회단체는 이 부당한 사업을 막기 위해 변경승인처분 취소소송을 법원에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